사반은 나와 함께 조국으로 돌아갈 준비를 했다. 난 국내에선 가족들한테 어디로 간다는것은 알리지 않았지만 사촌누이에게 우연히 연락이 와서 외국으로 취업준비를 나간다는 간단한 말만 전하곤 곧장 출발할 준비를 했다. 이런 일은 깊이 알릴것도 없는데다 속히 다녀오는게 여러모로 좋을것 같기 때문이다. 비록 외국으로 나가는 이유가 여자애들을 임신시키는 것이긴 하지만 전쟁문제가 걸려서인지 용병으로 가는것 같은 기분이 든다. 사반은 자신의 조국이 정식국가로 인정받지 못해서 직항로가 없는데다 러시아의 감시도 피해야 하기때문에 아이러니하게도 사실상의 적국인 러시아로 먼저 가게 되었다. 가능하면 비행기편을 피해야해서 배편으로 블라디보스토크항으로 도착한다음에 그곳에서 시베리아횡단철도를 이용해서 가야 했다. 시베리아노선은 처음 이용하는데다 며칠이나 걸리는 기나긴 여정이 될줄은 몰랐지만 사반의 배려로 나름 좋은 기차여행을 즐기며 갈수 있었다. 사반의 조국은 카스피해북쪽부근에 있었기 때문에 가장 가까운 역인 첼랴빈스크역을 지나 간이역수준인 곳에서 내렸다. 그곳에서 처음엔 남쪽으로 길게 걷다가 차를 타고 이동하게 되었는데 겉으로는 가다가 길가는 차를 붙잡은것 같지만 같은 출신의 브로커였는지 아무말도 안했는데도 자연스럽게 어딘가로 향하는듯 했다. 그리고 드디어 반군국가의 국경지대에 들어서자 긴장이 되어서인지 차는 조심히 갔지만 반군국가는 이미 전쟁을 승리로 이끌게 되어서인지 감시자는 거의 없었고 러시아는 아예 정찰자체를 하지 않았다. 사반의 조국이 군사적으로 와해된 것으로 여겼기 때문이다. 그래서인지 새삼 내가 할일이 중대한 사명으로 여겨졌다.한국인의 핏줄이 그들에게 섞여도 되는지 모르겠지만 사반과 대화를 나누다 같은 알타이계열이라면서 간접적으로 '괜찮다'는 말을 전한것도 같았다. 사반의 조국은 반군국가와 러시아로 가로막혀 있어서 반군국가와 러시아국경사이를 아슬아슬하게 지나가야 했다. 그래서 숲속위주나 차가 아슬아슬하게 다닐것같은 곳을 지나서인지 검문소같은 곳은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사반의 조국에 가까워질 무렵에 장갑차한대가나타났다. 그곳에서 경장으로 무장된 러시아병사처럼 보이는 사람들이 몇명 내리더니 사반과 운전수와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러다 사반이차안에서 담배와 와인-러시아의 흔한 보드카가 아니라 유럽산 고급품으로 보이는 와인이었다!-을 건네주며 뭐라고 이야기하자 그들은 크게 기뻐하며 사라졌다.
"뭐라고 했습니까?"
나는 정보부일을 할때 약간 배운 러시아어와 한국어를 섞어가며 물어보았다. 사반은 한국어는 제대로 알아듣는다며 웃음을 짓고 대답해 줬다.
"우리들이 조국과 장사를 하러 온 외부인이라고 하면서 뇌물 좀 건네주니까 그냥 가더군요. 이곳에선 보드카보다 와인이 더 귀하니까 의심도 않고 사라집니다. 하기사.. 패망직전이니까 스파이를 투입해도 어쩌지 못하겠다고 여긴 것이겠죠."
사반의 웃음은 씁쓸하게 변해갔지만 이내 차를 몰고 국경안으로 들어갔다. 한참 들어가자 과연 전쟁이 벌어진곳인지 여기저기 포격으로 인한 구덩이에 화약그을음이 가득했지만 차가 지나가기엔 이상이 없었다. 이내 새벽에 가까운 시간이 지나갔지만 전쟁이 벌어지는 곳이라서 그런지 긴장감에 잠이 오지 않았다. 그러다 총을 든 군인-군복을 제대로 입은 사람이 없어서 반군처럼 보이는..-들이 나타났지만 그들이 아는 차라서 그런지 제재를 하거나 하진 않았다. 이윽고 동유럽국가의 도시같은 모습이 드러나자 동시에 우리들의 뒤에서 해가 떠오르기 시작했다. 그러자 마치 우리들이 이 나라에 희망을 주는듯한 연출이 펼쳐졌고 그래서인지 우리들을 반갑게 맞이할 주민들이 나오기 시작했다. 도시는 마을에 가깝게 작았지만 그래도 갖출건 다 갖춘것으로 보아 사반의 조국인 곳의 수도인것으로 보였다.
"환영합니다. 나의 조국 '치카노바'에 오신것을,"
사반은 자신의 자랑스러운 조국이 있는 정면만을 바라보며 조국의 국명을 알려 주었다.
"드디어 도착했군요."
어느새 새벽에서 아침이 되자 나는 손님으로서 초대를 받는것을 겸해서 근처 식당에서 아침식사를 했다. 아침이라 그런지 고기스튜에 가까운스프와 밀죽, 그리고 샐러드로 사반고 함께 가벼운 식사를 했다.
"곧 있으면 다른 8명의 초대객들도 도착할 것입니다."
사반은 한국출신인 나뿐만이 아니라 중국에서 3명-정확히는 내몽골출신이라 한족은 아니라고 한다.-,필리핀에서 2명,인도에서 한명,터키에서 2명이 올것이라고 말했다.
"우선 아침도 먹었으니 앞으로 할일과 지낼곳을 보여드리겠습니다."
사반은 관청과 가까운 낡은 여관으로 나를 데려갔다. 그곳은 겉으로는 낡아보였지만 안으로 들어가자 무척이나 신경쓰고 단장을 했는지 아담하고 청결한 내부가 보였다.
"협상을 위해서인지 관청은 공격하지 않았더군요. 그래서 가장 시설이 좋은 숙소입니다."
사반은 방을 체크하고 내가 머물 방을 보여준다음, 내가 짐을 풀기도 전에 서둘러 몇번 공격을 받아 낡은것처럼 보이는 학교로 데려갔다.
"이곳은 한때 학교였지만 지금은 '여학생'들이 머무는 숙소겸 기지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물론 교육도 계속 되고 있습니다."
학교는 총탄등의 공격은 받았어도 관통된 경우는 드물었는지 내부는 멀쩡했다. 다만 교실등의 내부는 학교의자와 책상대신 탄약통과 모포등이 있었고 그래도 사반의 말대로 교육은 이루어지는지 칠판엔 공부와 관련된 글이나 그림이 그려져 있었다. 하지만 학생들은 보이지 않았다.
"여학생들은 모두 아침운동을 나갔습니다. 곧 돌아오겠죠."
반군국가의 포격때문인지 여느 학교처럼 운동장이 아닌 강당에서 운동을 한다고 알려주었다. 학생들은 이곳에서 배우고 무기손질하고 잠을자지만 환자나 몸이 약하고 어린 애들은 기숙사였던 곳에서 지낸다고 한다. 그리고 양호실은 학생들뿐만 아니라 이 나라의 군인들을 위한 병원이 되기도 했다.
"마침 오는군요."
계단을 오르는 소리와 함께 여자애들의 목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하지만 전쟁속에서 지내서인지 여타 나라의 여자애들처럼 크게 수다를 떤다거나 웃음을 터뜨리는 일은 없었다. 아이들은 거의 얼굴이 까무잡잡했지만 햇볕에 타서 그렇다기보단 포화속에서 살아서 까매진것처럼 보였다. 아이들을 낯선 외국인인 날 보자 수다를 멈췄다. 그나마 옆에 있는 사반이 믿을만한 사람이었는지 경계하진 않았다.
"이 아이들이 바로 당신이 '책임'지게 될 아이들입니다."
책임이라.. 얼핏봐도 수십명이나 되어 보이는데 이 아이들을 전부 내가?!
"뭐라고 했습니까?"
나는 정보부일을 할때 약간 배운 러시아어와 한국어를 섞어가며 물어보았다. 사반은 한국어는 제대로 알아듣는다며 웃음을 짓고 대답해 줬다.
"우리들이 조국과 장사를 하러 온 외부인이라고 하면서 뇌물 좀 건네주니까 그냥 가더군요. 이곳에선 보드카보다 와인이 더 귀하니까 의심도 않고 사라집니다. 하기사.. 패망직전이니까 스파이를 투입해도 어쩌지 못하겠다고 여긴 것이겠죠."
사반의 웃음은 씁쓸하게 변해갔지만 이내 차를 몰고 국경안으로 들어갔다. 한참 들어가자 과연 전쟁이 벌어진곳인지 여기저기 포격으로 인한 구덩이에 화약그을음이 가득했지만 차가 지나가기엔 이상이 없었다. 이내 새벽에 가까운 시간이 지나갔지만 전쟁이 벌어지는 곳이라서 그런지 긴장감에 잠이 오지 않았다. 그러다 총을 든 군인-군복을 제대로 입은 사람이 없어서 반군처럼 보이는..-들이 나타났지만 그들이 아는 차라서 그런지 제재를 하거나 하진 않았다. 이윽고 동유럽국가의 도시같은 모습이 드러나자 동시에 우리들의 뒤에서 해가 떠오르기 시작했다. 그러자 마치 우리들이 이 나라에 희망을 주는듯한 연출이 펼쳐졌고 그래서인지 우리들을 반갑게 맞이할 주민들이 나오기 시작했다. 도시는 마을에 가깝게 작았지만 그래도 갖출건 다 갖춘것으로 보아 사반의 조국인 곳의 수도인것으로 보였다.
"환영합니다. 나의 조국 '치카노바'에 오신것을,"
사반은 자신의 자랑스러운 조국이 있는 정면만을 바라보며 조국의 국명을 알려 주었다.
"드디어 도착했군요."
어느새 새벽에서 아침이 되자 나는 손님으로서 초대를 받는것을 겸해서 근처 식당에서 아침식사를 했다. 아침이라 그런지 고기스튜에 가까운스프와 밀죽, 그리고 샐러드로 사반고 함께 가벼운 식사를 했다.
"곧 있으면 다른 8명의 초대객들도 도착할 것입니다."
사반은 한국출신인 나뿐만이 아니라 중국에서 3명-정확히는 내몽골출신이라 한족은 아니라고 한다.-,필리핀에서 2명,인도에서 한명,터키에서 2명이 올것이라고 말했다.
"우선 아침도 먹었으니 앞으로 할일과 지낼곳을 보여드리겠습니다."
사반은 관청과 가까운 낡은 여관으로 나를 데려갔다. 그곳은 겉으로는 낡아보였지만 안으로 들어가자 무척이나 신경쓰고 단장을 했는지 아담하고 청결한 내부가 보였다.
"협상을 위해서인지 관청은 공격하지 않았더군요. 그래서 가장 시설이 좋은 숙소입니다."
사반은 방을 체크하고 내가 머물 방을 보여준다음, 내가 짐을 풀기도 전에 서둘러 몇번 공격을 받아 낡은것처럼 보이는 학교로 데려갔다.
"이곳은 한때 학교였지만 지금은 '여학생'들이 머무는 숙소겸 기지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물론 교육도 계속 되고 있습니다."
학교는 총탄등의 공격은 받았어도 관통된 경우는 드물었는지 내부는 멀쩡했다. 다만 교실등의 내부는 학교의자와 책상대신 탄약통과 모포등이 있었고 그래도 사반의 말대로 교육은 이루어지는지 칠판엔 공부와 관련된 글이나 그림이 그려져 있었다. 하지만 학생들은 보이지 않았다.
"여학생들은 모두 아침운동을 나갔습니다. 곧 돌아오겠죠."
반군국가의 포격때문인지 여느 학교처럼 운동장이 아닌 강당에서 운동을 한다고 알려주었다. 학생들은 이곳에서 배우고 무기손질하고 잠을자지만 환자나 몸이 약하고 어린 애들은 기숙사였던 곳에서 지낸다고 한다. 그리고 양호실은 학생들뿐만 아니라 이 나라의 군인들을 위한 병원이 되기도 했다.
"마침 오는군요."
계단을 오르는 소리와 함께 여자애들의 목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하지만 전쟁속에서 지내서인지 여타 나라의 여자애들처럼 크게 수다를 떤다거나 웃음을 터뜨리는 일은 없었다. 아이들은 거의 얼굴이 까무잡잡했지만 햇볕에 타서 그렇다기보단 포화속에서 살아서 까매진것처럼 보였다. 아이들을 낯선 외국인인 날 보자 수다를 멈췄다. 그나마 옆에 있는 사반이 믿을만한 사람이었는지 경계하진 않았다.
"이 아이들이 바로 당신이 '책임'지게 될 아이들입니다."
책임이라.. 얼핏봐도 수십명이나 되어 보이는데 이 아이들을 전부 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