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보기
{사신!!} 

갑작스러운 복면인들의 등장에 전잖이 당황하며 엄호물이 될 만한 것을 찾던 태현은 삽시간에 적막으로 휩싸인 파티장의 그 쥐죽은 듯한 공기를 헤치며 터져나온 어떤이의 외침에 뒤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

태현의 눈이 흠짓 커졌다. 그의 파르르 떨리는 눈동자에 자크가 반쯤 올려진 반바지를 엉덩이에 걸치고 윗도리는 벗겨져서 속옷차림만 하고 있는 유리의 모습이 비춰졌다.

똑......

여기까지 소리가 들리는듯하다. 유리의 입가에서 흘러내린 피가 그녀의 얇은 턱선을 타고 내려가 방울져서 떨어졌다. 머리카락은 온통 헝클어져있고 푹 꺽여진 머리는 유리가 살아있다기 보다는 죽어있다고 말하고 있는 것 같았다. 어여쁜 몸의 곳곳에는 시퍼런 멍이 들어있다. 방금전 뭐라고 중국말로 외친 남자가 허리를 부여잡고있지 않다면 벌써 넘어져 쓰러졌을 것 같았다. 사랑스러운 저 몸에서 힘이 느껴지지 않았다. 
태현의 몸이 가늘게 떨리기 시작했다. 

"Drop your weapon!!"

현의 외침이 들려왔지만 태현은 알아듣지 못했다. 
태현의 눈가에 눈물이 차올랐다. 축 늘어져있는 딸을 향하는 아빠의 애탄 부름이 흘러나간다. 

"유리야...?"

꼼짝도 하지 않는 유리.
현의 외침이 다시 터져나왔다.

"I said, drop your weapon!"
"아가리 닥쳐!!"

자꾸만 이상한 알아듣지 못하는 말을 하는 중국인 남자에게 고함을 버럭 지른 태현. 하지만 저 중국인 남자에게 터트린 분노가 지속되기엔 태현의 눈동자에 떠올라있는 유리의 존재가 너무 컸다.

"...유리야. ......유리야...?"

한걸음 한걸음 유리에게로 다가가며 태현이 애타는 음성으로 딸을 불렀다. 그의 붉어진 눈시울에서 결국 눈물이 줄기를 만들며 떨어져 내렸다. 어째서 곧바로 지하 창고로 돌아가지 않았을까. 어째서 쓰잘데 없는 영웅 심리로...맞다. 이건 영웅 심리였다. 정말 병신 쓰레기 같은 영웅 심리였다. 
혹시 저 예쁜 살결에 상처라도 날까 어릴 땐 칼도 함부로 못쥐게 했는데, 그렇게나 아끼면서 애지중지 키워왔는데 도대체 어떤 짓을 당했는지 지금 온몸이 상처 투성이다. 유리를 바라보는 태현의 가슴은 갈기갈기 찢겨져 만신창이가 되어있었다. 

"아..빠...?"

그런데 죽은 듯이 있던 유리에게서 가느다란 음성이 흘러나왔다. 서서히 들리는 유리의 얼굴. 피가 말라붙어 있는 그녀의 예쁜 얼굴에 눈물이 주르르 흘러내렸다. 

"흐으..윽...아빠아...왜...왜에...이제야...나 구하러..온 거야아......"

그동안 두려움을 꾹꾹 눌러 참으며 아빠가 구해주러 오기만을 기다리면서 끝까지 저항하며 싸우면서 느꼈던 그 서러움들이 한꺼번에 몰려오는 것 같았다. 아까 창고에서 도망치고 난 다음 잡혔을 때 이후로 기억이 없었다. 정신없이 달리다가 갑자기 앞이 아득해져오는 것을 느끼며 정신을 잠시 잃었던 것 같았다. 어렴풋이 정신이 들고나니 맞기라도 한 듯이 몸이 제대로 움직여지지가 않았다. 그리고 알 수 없는 손길에 이끌려 이리저리 끌려다니다 보니 어느 순간 그토록 기다리던 아빠의 음성이 들려온 것이다. 유리는 금방이라도 울음을 터트릴 것 같은 아빠의 모습을 보며 자신의 몸 상태가 어떤지 알 수 있었다. 아픈 건 싫지만 그래도 아빠가 저렇게 걱정해주니 왠지 모르게 기쁜 마음이 들었다. 

"흐윽...아빠아......"

애처로운 유리의 음성.
이곳이 어디인지. 저 많은 사람들은 다 누구인지. 그런 건 아무래도 상관없었다. 지금은 단지 아빠의 저 품에 꼬옥 안겨 위로받고 싶었다. 무서운 것 꾹 참고 나중에 아빠에게 부끄럽지 않게 끝까지 싸운 것을 하소연해서 '힘들었지..'라고 부드럽게 말해주는 아빠의 따스한 음성을 듣고 싶었다.
딸의 애타는 부름에 유리 이외엔 그 무엇도 눈에 들어오지 않는 태현은 유리를 끌어안으려 달려갔다. 하지만 그의 발걸음은 몇 발자국 움직이지 않아 멈춰져버렸다.

{멈춰라!!}

현의 총구가 유리의 머리에 닿였다. 그 자리에 우뚝 멈춰선 태현. 또다시 저 차가운 쇳구멍이 유리의 머리에 닿는 것을 보니 몸서리가 처졌다. 그는 천천히 바닥에 총을 떨어뜨리며 물기가 스며들어있는 눈빛으로 현을 응시하며 천천히 자신의 웃옷을 벗었다. 탄탄한 근육질 몸이 허리 부근을 붉게 물들이고 있는 런닝셔츠 하나로 가려진 채 모습을 드러내었다. 태현은 자신이 벗은 반팔 셔츠를 앞으로 내밀며 말했다.

"이것을...제..딸에게..."

유리의 모습을 보니 자꾸만 눈물이 나려고 해서 말을 이어가는 게 너무 힘들었다. 태현은 이를 꽉 물어 울먹임을 참아내곤 다시 말했다.

"부탁..드립니다...제..딸이 이것으로..몸을 가릴 수 있게..해주십시오..."

현의 입가에 조소가 지어졌다. 사신의 말을 알아들을 수는 없었지만 대충 무슨 의미인지는 짐작할 수 있을 것 같았다. 현은 미키에게 고개를 까딱, 했고 미키는 곧바로 태현에게 달려가 그의 옆에 떨어져있던 권총 두 자루를 주워들어 분수대 안으로 던져 넣고는 태현에게서 반팔 셔츠를 받아들어 가지고 왔다. 현은 그걸 유리에게 대충 걸쳐주었고 유리는 아빠의 이런 모습에 금방이라도 울음을 터트릴 것 같은 얼굴로 울먹거렸다.





"...나에게 한 대 맞을 때마다 네 딸의 발가락 하나씩을 자른다."

진이 현의 말을 통역해주었다. 2000여명의 승객들을 홀 뒤쪽으로 빽빽하게 밀어놓아 장소를 마련하고 자신의 앞에 태현을 세운 현. 그가 다시 말했다.

{네가 날 넘어뜨리면 네 딸의 다리 하나를 자르는 것으로 형제들의 죽음에 대한 죄 값을 대신하겠다.}

태현과 현의 사이에 서있던 진이 곧바로 통역을 했다.

"네가 날 넘어뜨리는데 성공하면 네 딸의 다리를 하나 자르는 것으로 봐주겠다."

계속해서 끔찍한 말을 하는 진의 목소리에 승객들의 얼굴이 점점 더 경악으로 물들었다.

{네가 날 이기면, 네 딸의 한쪽 발목을 자르는 것으로 형제들의 죽음에 대한 죄 값을 대신하겠다.}

절대로 그럴 일은 없을 거라는 뉘앙스로 '이기면'이라는 단어를 말하는 현의 목소리를 진이 다시 조금 바꾸어 통역을 했다.

"있을 수 없는 일이지만 네가 날 이기면 네 딸의 발목 하나를 자르는 것으로 봐주겠다." 

굳은 얼굴로 현의 눈을 똑바로 마주보고 있는 태현. 그의 귓가로 이어진 현의 말이 들려왔다.

{네가 날 죽이면. 네 딸은 더 이상 털끝 하나 다치게 하지 않고 무사히 보내주겠다.}

"네가 날 죽이면 네 딸은 털끝 하나 다치지 않는다."
"그러니까......"

태현의 눈빛이 차갑게 번뜩였다.

"한 대도 맞지 않고 널 죽이면 되는 것이군."

진이 태현의 말을 현에게 통역해주었고 현은 시익 웃었다. 현은 그리곤 유리를 가리키며 말을 이었다.

{네가 질 경우에 넌 내가 보는 앞에서 네 딸을 배 밑에 깔아야 될 거다.}

현의 말에 진은 큭큭거리며 웃더니 다소 의아한 얼굴로 자신을 보며 통역을 기다리는 태현에게 재밌겠다는 얼굴로 말해주었다.

"현이 말하길, 당신이 지면 당신은 저 아가씨와 섹스를 해야 된다는군. 큭큭큭, 근친상간 말이야. 큭큭큭큭..."
"......!!"

깜짝 놀란 태현이 서서히 얼굴을 굳히며 이를 사려물었다.

"죽여버리겠다."

진은 통역하지 않았다. 그는 카지노로 돌아가 마련된 자리에 앉았고 태현은 비릿한 웃음을 지으며 자신을 쳐다보고 있는 현에게서 시선을 돌려 복면인들에게 잡혀서 자신을 애타는 눈빛으로 바라보고 있는 유리를 바라보았다. 유리를 담자마자 태현의 눈동자는 그 냉랭한 빛깔을 지워버리며 애틋한 물기를 떠올렸다. 다행히도 묶여있던 손은 풀렸고 셔츠의 단추도 채워졌다. 태현은 자신의 눈빛을 놓치기 싫어 어여쁜 눈망울에 더욱 눈물을 글썽이는 유리에게서 애써 시선을 떼어내 눈앞의 사내를 응시했다. 

{시작할까?}

천천히 자세를 잡는 현을 보며 그가 무슨 말을 한 것인지 안 태현은 자신도 서서히 주먹을 끌어쥐었다. 두 남자의 떨어진 거리는 약 3m. 태현의 눈동자가 서서히 물기를 지워내며 차갑게 굳어갔다. 





꿀꺽......

기룡은 연신 마른침을 삼키며 마주보고 서있는 두 남자의 모습을 캠코더로 담았다. 정말이지 이 영상을 세상에 퍼트리고 나면 자신은 죽어도 여한이 없었다. 아, 물론 이 영상이 자신의 촬영물이라는 것도 함께 세상에 알려져야겠지만. 어쨌든 기룡은 서서히 자세를 잡는 중국인 남자에 맞서 천천히 주먹을 끌어쥐는 영웅의 모습을 영상에 담았다. 

"......?"

고개를 살짝 갸웃하는 기룡. 왜인지 모르게 몸에 으스스한 느낌이 들었다. 

'누가 문을 열어놨나?'

당연히 그런 건 아니었다. 
기룡의 줌인(zoom-in)된 캠코더 액정에 테러범 두목에게 무슨 이유인지 모르겠지만 자꾸 사신이라는 이름으로 불리는 영웅의 눈동자가 잡혔다. 

"......!"

기룡이 몸을 흠칫 떨었다. 

......꿀..꺽...

가슴이 미칠 듯이 쿵쾅거린다. 자신도 모르게 침을 꿀꺽 삼킨 기룡.
인간의 눈동자가 아니었다.

'사..신......'

테러범 두목의 목소리를 떠올리는 기룡. 어째서 그가 저 남자를 '사신'이라고 부른 것인지 어렴풋한 짐작이 갔다. 주변의 공기가 온통 얼어붙어있었다.

{타앗!!}

어깨를 한 번 털어 긴장감을 떨쳐낸 중국인 남자가 먼저 기합을 지르며 사신에게 주먹을 날려갔다.





스스스......

태현의 눈동자가 인영을 그리며, 뻗어오는 현의 팔을 옆으로 돌아나갔다. 그와 동시에 태현의 손바닥이 현의 팔꿈치를 올려쳤다.

파악!

{크으윽!}

팔을 움켜쥐며 현이 재빨리 거리를 떨어뜨렸다. 몇 번 팔을 굽혔다 폈다 하던 현은 시익 웃으며 말했다.

{진짜야. 큭큭큭...진짜였어.}

일순간 태현의 입가에 차가운 웃음이 스쳤다. 그는 지금 웃고 있다. 

'웃지 못하게 만들어주지.'

태현이 서있던 자리에 차가운 공기만 남게 되었다. 

쉬잇-!

발이 날아가는 소리가 아니다. 현은 눈동자로 움직임을 쫓기조차 버거운 스피드의 사신의 킥을 팔을 교차시켜 막아내는 것으로 간신히 가드를 하며 몇 걸음 뒤로 물러섰다. 팔이 부서지는 것만 같다. 하지만 사신의 공격은 그것으로 끝난 것이 아니었다. 

퍼억-!

현의 허리께로 태현의 공격이 이어졌던 것이다. 하지만 현은 태현의 그 공격 역시 다리를 들어 막아내었다. 그리고 그와 동시에 태현을 힘껏 밀어차는 현. 하지만 태현은 몸을 비틀어 현의 공격을 피해내며 옆을 스치고 지나가는 현의 다리를 무릎으로 찍어버렸다. 

{크하하하!!}

다리를 찍힌 현이 다시 거리를 떨어뜨리며 광소를 터트렸다. 즐거웠다. 정말로 즐거웠다. 이런 상대는 처음 만나본다. 현은 어릴 때부터 이름을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들어온 바로 그 사신의 실력이 거짓이 아니었음과, 지금 자신이 바로 그 사신과 주먹을 나누고 있다는 사실에 전율을 느낄 정도로 즐거워했다. 
태현은 건들거리며 자세를 잡는 현에게 다시 지체 없이 공격을 들어갔다. 방어 따위는 생각도 하지 않는 움직임이었다. 그렇지 않다면 저 사내의 공격을 다 피해낼 수 있다는 자신감일까. 현은 짓쳐들어오는 태현의 주먹을 고개를 틀어 스치듯이 피하며 태현의 복부에 펀치를 날렸다. 하지만 몸을 기형적으로 비틀며 태현은 현의 주먹을 피해내었고 그와 동시에 그는 현의 종아리 부근을 차버렸다.

차악!!

착 달라붙는 소리와 함께 현의 몸이 한 순간 기우뚱했다. 하지만 금세 현은 균형을 잡으며 훌쩍 뛰어 순식간에 태현으로부터 거리를 2m이상 떨어뜨렸다. 이제 현의 얼굴에 웃음기 따위는 떠올라있지 않았다. 그는 어느 순간 바로 앞으로 다가와있는 사신에게 똑같은 로우킥을 날렸다. 
태현은 힘껏 점프를 하여 현의 공격을 피함과 동시에 공중에서 몸을 비틀어 두 다리를 모아 현의 얼굴을 뒤차기로 날려버렸다. 

퍼억!

현의 고개가 직각으로 꺽여나가며 그의 얼굴 사방으로 피가 흩뿌려졌다. 

타악!

바닥에 착지 하기가 무섭게 그대로 몸을 회전시키며 아직 쓰러지지 않고 서있는 현의 머리에 돌려차기를 날리는 태현. 하지만 현은 엄청난 광경을 연출하며 얻어맞은 것과는 달리 충격이 그리 크지는 않은지 허리를 숙여 태현의 공격을 아슬아슬하게 피해내었다. 





기룡은 주위에서 연신 터져나오는 탄성 소리를 들으며 급히 정신을 차렸다. 자신도 모르게 저들의 싸움에 넋을 잃고 있었나 보다. 그렇다고는 해도 정말 엄청난 수준의 공방이다. 한 번 뜨니까 바닥에 떨어질 생각을 안 하며 공격을 하는 사신이나, 또 저런, 보통 사람이 맞으면 죽어버릴 것 같은 파워가 실린 공격을 맞고도 연쇄된 공격은 피해내고마는 중국인 남자나. 고개를 절레 절레 흔들며 기룡은 다시 저들의 싸움을 녹화하는데 열중하기 시작했다. 





서로의 공격을 막거나 피하며 간혹가다 태현의 공격만 적중하던 양상의 두 남자의 싸움은 태현의 스트레이트를 현이 피하며 날린 카운터 펀치가 적중하면서 무너졌다. 

퍼어억-!

태현의 얼굴이 뒤로 돌아가며 피가 주위로 흩뿌려졌다. 현은 태현이 한 발자국을 헛디디며 균형 감각을 회복하는 그 짧은 순간을 놓치지 않으며 그대로 태현의 허리에 온힘을 실은 주먹을 꼿아 넣었다. 

푸욱-!

마치 칼이 쑤셔 넣어지는 듯한 소리가 났다.

"커헉!"

고통에 찬 신음소리를 터트리며 태현은 급히 몸을 뒤로 물렸다. 하지만 현은 쉬지 않고 태현의 얼굴에 주먹을 날렸다. 팔을 들어올려 가드를 해야겠지만 태현은 허리가 끊어지는 것만 같은 고통에 급히 고개를 공격 방향으로 트는 것으로 충격을 최소화 시켰다. 헛바람이 스치는 느낌에 공격이 실패한 것임을 안 현은 곧바로 디딤발 없이 태현의 턱을 무릎으로 올려찼다. 

퍼억-!

고개가 위로 세차게 젖혀지는 태현. 아래로 떨어지는 그의 얼굴은 입가로 피를 한웅큼 주르르 흘려내고 있었다. 현은 서서히 손에 잡혀오는 것 같은 승리의 느낌에 주저하지 않고 풀스윙으로 태현의 얼굴에 피니쉬 펀치를 먹였다. 

파라락-!!

그러나 그의 펀치는 허공을 스쳤고,

'어,어떻게!! 균형 감각을 완전히 빼앗는 충격이었을 텐데!'

믿을 수 없다는 얼굴로 급히 팔을 회수해 가드를 하는 현의 아래로, 자세를 확 낮춰 그의 펀치를 피했던 태현이 현의 비어있는 옆구리에 힘껏 주먹을 찔러 넣었다. 

"크허억...!"

허리를 뒤틀며 고통스러워하는 현. 일그러진 그의 얼굴에 이어진 태현의 피니쉬 콤보가 작렬했다.





퍼어억-!!

얼굴이 옆으로 힘껏 돌아가며 발을 계속 헛디디던 현은 몇 미터나 밀려가 결국 다운되고 말았다. 

우와아아아아아아!!!!

승객들의 함성이 터져나왔다. 
진의 눈썹이 찡그려졌다. 그는 뒤에 서있던 아호에게 손짓했고, 아호는 즉시 총을 들어 사신의 다리에 발사했다. 

타다당-!!

세 발의 총알 중 한발이 사신의 왼쪽 종아리에 명중되었다. 진은 고통에 찬 신음소릴 터트리며 왼쪽 다리를 감싸잡는 사신의 모습에 그제야 만족한 듯, 경악으로 휩싸인 얼굴로 이쪽을 바라보는 수천의 눈동자를 향해 시익 웃어주었다.





"개새끼들...개에새끼들......"

이곳 파티장 홀에 앉아 싸움을 지켜보던 그 어떤 사람과도 마찬가지로 자리에서 벌떡 일어서며 환호성을 내질렀던 기룡은 죽일 듯한 시선으로 테러범 두목을 노려보았다. 악당도 저 정도면 정말 악마다. 기룡은 저 중년 남자의 사악한 미소에 치를 떨며 다짐했다.

'반드시 네 악행을 만천하에 알리고 말겠다. 반드시...내 목숨과 바꿔서라도......' 





"아빠...아빠아......"

말라붙은 핏자국을 지워내며 유리의 얼굴에 하염없이 눈물이 흘러내렸다. 복면인들에게 꼼짝도 할 수 없이 잡혀서 애타게 아빠만 부르는 유리. 그런데 자꾸만 눈물을 만들어내어 주인의 시야를 끊임없이 흐릿하게 만들던 유리의 눈망울이 아빠의 눈동자를 담아내었다. 

"아빠...! 흐으..으윽...아빠아......!"

적막으로 휩싸인 파티장으로 애절한 유리의 목소리가 퍼져나가고, 딸을 한 번 본 태현은 이를 악물며 런닝셔츠를 벗어 상처부위를 꽉 싸메었다. 그런 그의 앞으로 간신히 정신을 차린 현이 천천히 다가온다. 





이제껏 이 세상에 자신보다 강한 남자는 없다고 자부하며 살아왔던 자신을 깨끗하게 다운시켜버린 이 남자가 동료의 비겁한 술수에 상처를 입고 있는 모습을 본 현이 무슨말을 할까. 

{이제......}

그는 잔인한 미소를 지었다.

{더 재미있게 되었군.}

현은 이를 사려물며 천천히 일어나고 있는 태현에게 달려들어 그의 왼쪽 다리를 걷어찼다. 

"크아..아악......"

갑작스런 현의 공격에 그대로 상처 부위를 걷어차인 태현은 고통스런 얼굴로 주춤 주춤 몸을 뒤로 물렸고, 현은 그런 태현을 씨익 웃는 얼굴로 바라보며 다시 달려들어 또 한 번 태현의 왼쪽 다리를 차버렸다. 

퍼억!!

"크아..흐..윽......"

정말로 혼절할 정도로 아프다. 그 고통을 참아내느라 태현은 잇몸이 헐 정도로 이를 꽉 물며 다시금 주먹을 끌어쥐었다. 태현의 필사적인 모습에 현은 재미있다는 듯이 웃으며 그에게 곧바로 사정없는 공격을 퍼붓기 시작했다. 
태현이 우위를 점한 채 그래도 어느 정도 호각을 이루었던 두 사람의 공수 균형이 완전히 무너진 것은 그때부터였다. 대결이나 싸움이 아니다. 일방적인 구타였다. 집요하게 태현의 왼쪽 다리를 공격하는 현은 얼마지나지 않아 태현을 만신창이로 만들어버리고 말았다. 

"헉...허억...헉...헉..."

얼마의 시간이 지났을까. 벌써 몇 번이나 쓰러졌는지 태현은 기억도 나지 않았다. 머리부터 발 끝까지 온통 피칠을 하고 있는 태현. 그는 숨을 몰아쉬며 힘겹게 다시 바닥에서 일어났다. 뒤에서 유리의 애달픈 목소리가 들려왔다.

"아빠..일어나지마...흐윽, 제발...일어나지마..으흐흐흑..."

유리의 흐느낌을 들으며 태현이 다시 주먹을 끌어쥐었다. 저 자식만 죽이면 된다. 그러면 유리는 건드리지 않는다고 그랬다. 당연히 지키지 않을 약속이겠지만 그래도 지금은 이렇게 일어서서 다시 저 녀석에게 주먹을 내뻗는 것 외엔 방법이 없었다. 
한편 현의 무자비한 구타와 사신의 끈질긴 저항도 슬슬 지겨워지려던 진에게 무전을 받은 미키가 말해왔다.

{지금 왕 대형이 도착하셨다 합니다.}

미키의 말을 들은 진은 자리에서 일어나며 박수를 두 번 짝짝 쳤다.

{이봐! 현! 왕펑이 왔다! 슬슬 끝내고 갈 준비해!}

진의 말에 현은 인상을 찡그리며 미키에게 물었다.

{시간 얼마 남았나!}
{앞으로 37분 남았습니다.}

미키의 대답에 잠깐 머리를 굴린 현. 그는 고개를 까딱하며 말했다.

{이 녀석과 이 녀석 딸을 데리고 와라.}

힘겹게 숨을 몰아쉬고 있는 태현을 내버려둔 채 카지노쪽으로 걸어가며 현이 말했다. 진은 피식 웃으며 말했다.

{결국에는 그짓을 해야겠나.}

이를 드러내며 웃는 현.

{당연하지. 저런 독종 새끼는 쳐맞는 것 가지고는 충분하지 않거든. 20분이면 되니까 먼저 가있어라.}

맘대로 하라는 듯이 어깨를 으쓱하는 진.

{그러지.}

현이 먼저 파티장을 나가고, 그 뒤를 복면인 네 명이 태현과 유리를 붙잡은 채 따라갔다. 그들이 모두 나가는 것을 본 진은 아호에게 눈짓했고 아호는 재빠른 손동작으로 부하들 몇 명에게 뭔가를 지시했다. 

"흠, 흠! 이제 슬슬 여러분들에게 사실을 말해주겠다."

파티장에서 밖으로 연결되는 모든 문을 잠그러 가는 부하들에게서 시선을 뗀 진은 분노 혹은 슬픔, 불안, 걱정과 같은 각양각색의 표정으로 자신을 바라보고 있는 한국인들에게 목소리 톤을 살짝 올려 말하기 시작했다.

"지금 이 배에는 총 스물여섯개의 시한폭탄이 설치되어 있으며..."

갑자기 웅성거리기 시작하는 승객들을 보며 진은 살짝 얼굴을 찡그리며 들고 있던 총으로 승객 무리 한 가운데를 향해 쐈다.

타앙-!!

누군가가 머리에 피를 뿜으며 쓰러졌다. 그 주위로는 비명이 터져나왔고, 곧 파티장은 쥐죽은 듯이 조용해졌다. 진은 다시 목소리를 가다듬으며 말을 이었다.

"흠, 흠. 에...그런 거다. 안타깝게도 우리는 우리의 흔적을 남기지를 원하지 않기 때문에 여러분은 이 배와 함께 바다속으로 가라앉아 주셔야겠다. 참고로 앞으로 남아있는 시간은 대략 35분 정도이며 나는 여러분들이 바다로 뛰어들어 홀로 상어밥이 되는 등의 그런 불상사가 일어나지 않길 바라기에, 여러분들을 배려하는 마음에서 파티장의 문은 모두 밖에서 잠그기로 결정했다. 그러면, 남은 35분 가량의 시간을 소중히 쓰기 바란다."

충격에 빠져 있는 파티장의 적막을 가로지르며 진은 복면인들을 이끌고 유유히 파티장 밖으로 빠져나갔다. 그가 파티장을 빠져나가고 몇 초가 지나지 않아, 닫겨진 문 밖으로 사람들의 비명소리와 고함소리, 울음소리들이 시끄럽게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진은 아비규환의 그 장면을 직접 보지 못하는 것이 못내 아쉬운듯 시익 웃으며 시가를 피워 물었다.




"아빠......"

유리의 눈망울이 눈물을 한껏 머금은 채 자신 앞에 고개를 푹 수그리고 있는 아빠에게로 향했다. 이런 건 싫었다. 아빠와 하나가 되고 싶은 마음은 간절했지만...이런 방식은 싫었다. 

"Don't piss me off mother fucker! Fuck your daughter! Now!!"

현이 총구로 태현의 머리를 사정없이 찌르며 화난 음성으로 말했다. 하지만 태현은 침대에 무릎을 꿇은 채 고개만 푹 수그리고 있다. 시간을 확인한 현은 욕지꺼리를 뱉어내더니 태현은 침대에서 잡아 끌어내었다. 그러더니 현은 놀란 얼굴로 자신을 바라보고 있는 유리에게 달려들어 그녀가 입고 있던 태현의 셔츠를 확 잡아 뜯어 벗겨버렸다.

"꺄아악-! 아빠아!!"

유리의 비명소리에 태현이 흠짓 놀라며 벌떡 일어섰다. 태현의 갑작스런 움직임에 재빨리 그에게로 총구를 돌린 현. 그는 태현을 경멸하는 눈빛으로 쳐다보며 말했다.

"If you can't, I do. Understand? Huh?"

그의 말을 알아들을 수는 없었지만 태현은 지금 그가 무슨말을 한 건지 짐작은 할 수 있었다. 무겁게 가라앉아있는 태현의 얼굴. 그의 머리가 힘겹게 끄덕여졌다. 현은 태현의 움직임을 경계하며 천천히 침대에서 빠져나왔고, 태현은 절뚝거리며 걸어가 다시 침대 위로 올라갔다. 그러나 떨리는 눈동자로 자신을 바라보고 있는 유리를 보자 이건 정말 차마 못할 짓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지켜주어야 할 순결을 오히려 아빠인 자신이 빼앗아버린다니. 

"아빠..."

자신도 어찌할 줄 몰라 다만 애타는 시선으로 아빠를 바라볼뿐인 유리. 그런데 그때, 뒤에서 갑작스런 총성이 터져나왔다.

타앙-!!

"꺄악!!"

유리의 비명소리와 함께 그녀의 머리카락 몇 풀이 팔랑거리며 떨어져 내렸다. 아슬아슬하게 유리의 얼굴을 지나친 총알은 벽에 박혀 하얀 연기를 피워올리고 있었다. 시간이 또 지체되자 현이 참지 못하고 태현에게 위협을 가한 것이었다.

{다음은 네 딸의 눈이다.}

천천히 고개를 돌려 현을 바라본 태현. 잔혹한 경멸이 실려 있는 현의 눈동자를 본 태현은 마음을 굳혔다. 저자는 자기가 원하는 것을 달성하고 나면 자신을 죽일 것이다. 아마도 아까의 그 다운으로 엄청난 치욕을 느낀 것 같으니까. 그러니 지금도 이렇게 자신이 괴롭히는 것이겠지. 
태현은 자신이 죽고나면 유리가 저 남자에게 앞으로 당하게 될 일들을 생각하자 몸서리가 쳐지는 것을 느꼈다. 아마도 거의 확실하게 저 남자는 유리를 죽이지 않고 질릴 때까지 농락할 것이다. 유리의 사랑스러움이, 자신에겐 소중한 딸을 사랑하는 수천만가지 이유 중 하나에 불과했지만 다른 남자에겐 '불과'하지 않아서 유리를 차지하고 싶고 더럽히고 싶은 정복욕이 일어나게 하는 가장 큰 원인이 되어버릴 것이기에. 거기까지 생각이 미친 태현의 눈동자는 이제 냉정한 침착함을 되찾고 있었다. 그는 조용한 음성으로 유리에게 말했다.

"유리야. 아빠가 틈을 봐서 저 사람 처리할 테니까...유리 넌 조금만 참아. 알겠지...?"

복잡한 표정으로 고개를 주억이는 유리. 태현은 천천히 몸을 움직여 유리를 눕히며 그녀의 배에 살며시 키스를 했다.

'저 녀석이 최대한 감질나게......'

어차피 이 다리로는 저 녀석을 제압할 수 없었다. 그렇다면 방법은 단 한 가지. 녀석이 방심하게 만드는 동시에 굳이 이 다리를 쓸 필요가 없도록 저 녀석 스스로 다가오게 만드는 것이다. 총만 뺏으면 게임은 끝난다. 

쪼옥...쪼오..옥......

태현의 긴장된 손길이 유리의 가는 허리를 부드럽게 쓰다듬었다. 
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해내어야 했다. 지금은 그 방법 외에는 없었으니까. 저 녀석을 흥분시켜 유리에게 달려들도록 만들어야 했다.
엄청난 위험 부담을 안고 가는 작전과는 달리 태현의 손길은 점점 더 부드럽게 유리의 몸을 어루만졌다. 잠시 동안 유리의 몸에 키스를 하던 태현은 이제 살며시 유리의 바지와 팬티를 조금 내렸다. 

"아..아빠??"

다른 남자 앞에서 아빠에게 애무를 당한다는 거북한 상황에 부끄러움으로 얼굴만 붉힌 채 아빠가 하는데로 가만히 있던 유리는 갑작스레 아빠가 바지와 팬티를 벗기자 당황한 목소리로 아빠를 불렀다. 한편 태현은 자신의 머리를 감싸 잡는 유리의 손길에 얼굴을 들어 그녀를 바라보았다. 

"미안해 유리야...기분 나뻐도 조금만 참아. 미안해......"

당황하는 유리의 얼굴을 보자 태현은 새삼스레 자신이 정말로 한심하게 느껴졌다. 기껏 세운 작전이라는 게 유리를 미끼로 만들어 녀석을 유인하는 거라니. 더군다나 유리는 자신의 이 얕은 꾀 때문에 소중한 곳을 아빠의 입술에 더럽혀져야 되는 불쾌감까지 견디어내야 하게 되었다.
태현은 안타까운 시선을 유리에게서 내려 천천히 그녀의 다리 사이로 향하기 시작했다. 

꿀..꺽...

고통스러운 마음과는 달리 유리의 소중한 곳을 보자 태현은 그 자신도 모르게 마른침을 한 번 꿀꺽 삼켰다. 역삼각형으로 곱게 자라있는 음모 아래로 도톰한 보지살이 예쁘게 맞물려 있는 모습. 태현은 자꾸만 마음이 울컥거리며 진심이 되어버리려고 하는 것을 힘겹게 억누르며 천천히 입술을 유리의 보지로 묻어갔다. 오럴도 섹스긴 섹스지만...그래도 정말로 하는 것보단 이게 더 나을 테니까. 태현은 스스로를 그렇게 위로했다. 한편 유리는 정말로 어찌해야 좋을지 몰라했다. 물론 아빠가 자신의 그곳에 입술을 맞춰 준다는 것은 정말 상상만 해도 황홀한 것이었지만, 도대체 아빠는 무슨 생각으로 그렇게 만지기조차 꺼려했던 곳에 입술을 대려고 하는 걸까?

쪼오..옥...

아빠의 입술이 부드럽게 그곳에 닿았다. 유리는 어떻게 해야 좋을지 몰라 단지 아빠의 머리만 감싸 잡고 있었고 태현은 이제 천천히 혀를 내밀어 유리의 음핵을 간지럽히기 시작했다.

"하악!! 아빠...!"

'혀..혀로??'

유리는 믿을 수 없었다. 아빠가 이런 더러운 곳을 혀로 핥다니...
자신이야 아빠의 그곳을 만지고 핥고 빨고...아빠를 기분 좋아지게 만들 수 있다면 무슨짓이든 하겠지만, 아빠는 자신에게 전혀 그렇지 않았었다. 불과 몇 시간 전만 해도 그 미끌미끌하고 기분 나쁜 촉감이 싫어 자신의 그곳에 손가락 하나 넣기를 주저했던 아빠가 아닌가.
그러나 한 순간 느꼈던 위화감은 순식간에 사라지고, 유리는 아빠의 애무가 가져다주는 쾌감에 점점 황홀경으로 빠지려하는 자신을 보며 당황스러워했다. 

"하악...! 아빠..나...잠시만...그렇, 아앙...게...하면...나......"

다리 사이를 찌릿하게 울리며 등골을 타고 오르기 시작하는 쾌감에 어쩔 줄 몰라하는 유리. 다른 사람이 보고 있는데도 이렇게 느껴버리다니...정말이지 이렇게 분별 없는 자신의 몸이 너무 미웠다. 한편으론 아빠가 이런 자신을 보고 싫어하게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긴, 자신이라도 이런 생각없고 음란한 딸은 미워질 것만 같다. 

"싫어..하악, 아빠, 싫어...싫어 아빠...하악, 하아..아앙, 싫어..."

태현의 혀가 보기 좋게 살이오른 조개살을 비집고 그 안으로 들어갔다. 

"하악!!"

유리는 허리를 튕기며 아찔하게 느껴져오는 그 느낌에 반응했고 태현은 자신의 혀를 콕 콕 깨물어오는 유리의 속살의 조임에 내심 놀라워하며 더욱 혀를 깊이 찔러갔다. 그러자 질벽이 혀에 찰싹 달라붙으며 세차게 조여오기 시작했다. 자신도 모르게 마른침을 한 번 꿀꺽 삼킨 태현. 

'이..이건 좀..너무하잖아......'

솔직히 나중에 유리를 데려갈 남자가 너무 얄밉게 느껴지기까지 했다. 이렇게 예쁘게 낳아줬으면 된 거지, 그곳마저 이런 조임을 가지고 있다니. 지금 생과 사를 왔다갔다하는 순간에 이런 생각이 드는 것도 우습지만, 이렇게까지 자라준 유리가 그저 기특했다. 

쪼옥, 츄웁...꿀꺽...후르릅...쪼오옵...쪼옥...

딸의 애액을 태현이 핥아 먹는 음란한 소리가 방을 뜨겁게 메워가기 시작했다. 이미 눈동자에 초점을 잃어버린 유리가 아빠의 머리카락을 어루만지며 가늘게 몸을 바르르 떨었다.

'먹고 있어...아빠가...내껄...먹고 있어...아아...'

유리의 머리속엔 이제 그 무서운 중국인 남자가 완전히 사라져있었다. 다리를 움직여 조금만 내려가 있던 바지와 팬티를 더욱 내려버린 유리는 아빠의 머리를 더욱 깊이 자신의 다리 사이로 끌어 당기며 허리를 살며시 휘었다. 

"하아..악....아빠...으응...나아...이제...갈 것 같..애...하악, 하아아...나...가두..돼...?"

한편 점점 더 집에 있을 때와 같이 대담해지는 딸의 반응에 당황하고 있던 태현은 유리의 날씬한 허리가 휘어지는 것을 보며 정말로 당황해버렸다. 아니, 솔직히 지금 유리의 모습은 자신이 아빠여서 이렇게 견딜 수가 있는 것이지 남자라면 누구나 절대로 멀쩡하게 서서 구경만 하고 있을 모습이 아니다. 

'도대체 저 녀석은 언제까지 저러고 서있을 거야?!'

현은 절정을 느끼려하는 유리의 모습을 흥미로운 얼굴로 바라보고 있었다. 

"하악, 아아...아빠...와...흐으..으응...하악, 하아..아아아......"

결국 밀려오는 절정의 쾌감을 버티어내지 못하고 유리가 태현의 얼굴을 자신의 다리 사이 깊이로 묻으며 전신을 바르르 떨었다. 

"하악, 하아..학, 아앙...하아..아아아......"

태현의 얼굴은 유리의 보지가 싸버린 애액으로 범벅이 되었고, 유리는 절정의 순간이 지나고 나서도 몸을 한 번씩 흠칫, 흠칫 떨며 절정의 여운을 느끼고 있었다. 태현은 흘깃 시선을 돌려 현을 보았고, 단지 일정한 거리를 둔 채 자신들의 모습을 지켜만 보고 있는 현의 모습을 본 태현은 곧 자신의 계획이 틀어졌음을 직감할 수 있었다. 한편 한없이 부드러운 손길로 아빠의 머리카락을 어루만지며 애틋한 사랑이 담긴 눈빛을 태현에게로 향하던 유리. 그러나 자신과는 전혀 달리 조금의 흥분감도 없고, 자신이 지금 느끼고 있는 행복감은 더더욱 느껴지지 않는데다, 어째서인지 걱정과 불안이 가득한 아빠의 얼굴을 본 유리의 눈동자는 결국 서서히 초점을 되찾고 말았다. 천천히 유리의 가지런한 치아가 아랫입술을 씹어 물었다. 유리의 다리가 아빠의 머리를 꼬옥 조으고, 그러자 태현은 유리를 바라보았다. 태현은 서서히 노기가 서리는 유리의 눈동자를 보자 당황해했고, 아주 잠시간의 순간 그런 아빠의 눈을 마주바라보던 유리가 서서히 아미를 찌푸리며 아빠를 밀어내었다. 
태현은 유리가 갑자기 왜이러는지 몰라 당황하며 밀려났고, 아빠를 밀어낸 유리는 늘씬한 다리를 움직여 팬티와 바지를 완전히 다 벗어버리고는 서서히 입가에 요염한 미소를 지으며 현에게 말했다.

"He is an impotent man...I can't control myself. Come on...Come on baby..." 

도대체 유리가 갑자기 어떻게 된 건지 알 수가 없어 어쩔 줄 모르는 태현은 침대 구석으로 밀려 난 채 유리가 뜨거운 한숨을 내쉬며 자기 음부를 천천히 스스로 문지르는 모습을 입을 떡 벌리며 바라보았다. 

"I'm hot...hurry...fuck me......"

유리가 무슨말을 하는지 몰라서, 그리고 도대체 일이 어떻게 돌아가려는지 몰라서 태현은 눈에 눈물마저 글썽이며 유리와 현을 번갈아보았다. 한편 현은 자신의 앞에 가랑이를 활짝 열어젖히고 보기만 해도 군침이 넘어가게 생긴 보지를 촉촉하게 적셔놓은 채 유혹을 해오는 유리를 보며 입가를 혀로 천천히 핥았다. 바로 전까지만 해도 마치 첫경험을 하는 소녀처럼 수줍은 모습이다가 절정을 느끼고 나자 이번엔 입가에 저런 요염한 웃음을 떠올린다. 현은 인상이 확 바뀌어 마치 셀 수 없이 많은 남자를 홀려먹은 요부와 같은 모습이 되어버린 유리를 보며 시익 웃었다. 저 소녀는 도대체 몇 개의 얼굴을 가지고 있는지 모르겠다. 

"Hey, get the hell out of here."

서서히 바지 앞부분을 부풀리고 있는 현이 태현에게 총구를 향한 채 말했다. 태현은 그가 무슨말을 하는지 몰라 더욱 당황한 얼굴로 그와 유리를 번갈아보았고, 그런 아빠가 짜증나는듯 유리가 인상을 찡그리며 말했다.

"나가래."
"뭐,뭐..뭐? 유,유리야! 아..아빠는..."

깜짝 놀라며 어찌할 줄을 모르는 아빠를 보며 유리가 신경질적인 목소리로 태현에게 말했다.

"어차피 아빠는 나 안지도 않을 거잖아. 나 지금 더 이상 못참을 거 같으니까. 얼른 나가. 빨리!"
"하..하,하지만..."

유리가 갑자기 왜 이러는지 태현은 정말 울고 싶은 심정이었다. 유리는 덜덜 떨리는 눈빛으로 아무말도 못하고 고개만 힘겹게 가로젓고 있는 아빠가 못마땅한지 현에게 말했다.

"Kick this man out baby, I can't wait more..."

원래는 한 서너달 정도 데리고 놀면 질릴 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제 보니 이 소녀는 그 정도로 질릴 물건이 아니다. 현은 이젠 태현을 괴롭히는 것에도 관심이 없어졌는지 권총을 바지 뒷춤에 쑤셔 넣고는 침대 구석에 주저앉아있는 태현을 잡아서 객실 밖으로 사정없이 끌어내어버렸다. 

쾅-!! 위잉...찰칵.

문은 닫히자마자 자동적으로 잠겼고, 현은 시익 웃으며 유리에게로 다가갔다. 천천히 침대에서 내려선 유리는 교태로운 미소와 함께 음탕함으로 물든 눈빛을 현에게 던지며 천천히 브래지어도 벗어서 완전한 알몸이 되었다. 분홍빛 조그만 혀를 내밀어 입술을 핥으며 유리는 천천히 침대를 잡으며 허리를 뒤로 길게 뺏다. 

"Ha..ah..ah......Lick my pussy sweety..."

한쪽 입꼬리를 올리며 다가온 현이 유리의 벌려진 다리 아래에 무릎 꿇고 혀를 길게 내밀어 보지를 끈적하게 핥기 시작했다.

"하악, 하아아...하아앙......"

두 눈을 꼭 감고 몸을 한 차례 부르르 떤 유리는 천천히 몸을 움직여 침대 위로 기어올라갔다. 현은 유리의 보지에 얼굴을 박은 채 쉴 새 없이 그곳을 빨고 있었고 유리는 침대의 가운데 정도에 멈춰선 뜨거운 한숨을 몰아쉬며 돌아 앉아 현의 머리칼을 확 휘어쥐곤 그의 입술 사이로 혀를 깊숙히 밀어넣기 시작했다. 

츄웁, 쪼오옵...츄우우웁...꼴깍...

마치 최음제 성분이라도 있는 듯한 유리의 타액을 꼴깍 꼴깍 받아마시며 그녀와 짙은 딥키스를 나누던 현은 이제 서서히 유리에게 벨트를 풀리고 있었다. 

툭.

벨트가 풀리자 그가 쑤셔 넣어놓은 권총이 떨어졌다. 유리는 그걸 침대 머리맡으로 던져버리며 현의 바지를 거칠게 내렸다. 그러자 굵은 힘줄이 솟아나있는 현의 자지가 튀어나왔고, 유리는 눈매를 살며시 내려깔아 현에게 농밀한 시선을 보내며 천천히 그의 자지를 감아쥐었다. 

츄우...타..악...

유리의 모아진 입술에서 떨어진 투명한 타액이 현의 자지 위로 끈적하게 묻어갔다. 유리는 부드러운 손놀림으로 현의 자지를 애무하며 천천히 몸을 뒤로 물려갔다. 현은 유리에게 자지를 잡힌 채 침대 위쪽으로 그녀를 따라갔고, 유리는 현의 목을 천천히 핥더니 그를 확 돌아눕혀버렸다. 그리곤 유리는 시익 웃으며 자신의 허리를 감싸 잡는 현에게 요염한 미소를 지으며 천천히 몸을 위로 움직여가 그의 입술에 자신의 보지를 묻었다. 

"하아아......"

현은 혀를 길게 내밀어 유리의 보지를 빨기 시작했고, 유리는 뜨거운 한숨을 흘리며 몸을 앞으로 숙이더니 현의 얼굴대고 자신의 보지를 비비기 시작했다. 

"하아..아앙...Baby, you freak me out...하악, 하아..아앙..."

몸이 달아오를대로 달아오르는지 유리의 보지에서 애액이 쉴 새 없이 흘러나와 현의 얼굴을 애액 범벅으로 만들어버렸다.

"하악, 하아아...come...come...baby...하악, 하아악..."

현의 얼굴에 유리가 보지를 문질러가는 속도가 점점 더 빨라졌다. 그녀의 뜨거운 신음소리가 방 안을 가득 메우고... 
유리의 한기가 서리도록 차가운 눈빛은 자신의 음부가 이 남자의 시야를 가렸을 때부터 계속 그랬던 것처럼 바로 눈앞의 권총에 머물러있었다. 손을 앞으로 짚으며 몸을 숙인 채 더욱 애탄 몸짓으로 비부를 현의 얼굴에 문지르던 유리. 그녀의 팔이 천천히 뻗어가 권총을 손에 잡았다. 





타앙-!! 타앙-!! 타앙-!! 타앙-!! 타앙-!! 타앙-!!

태현의 몸이 흠짓 떨렸다. 온몸에 힘이 빠져버린듯 벽에 어깨를 기댄 채 멍하니 서있었던 태현. 그는 갑작스럽게 들려나온 총소리에 그제야 정신을 차린듯 눈동자를 파르르 떨며 미친 듯이 객실 문을 두드리기 시작했다.

쾅! 쾅! 쾅! 쾅!

"문열어!!! 문열어 이 자식아!!! 문열어!!!!"

쾅! 쾅! 쾅! 쾅! 쾅!

찰칵. 

더욱 고함을 지르며 문을 두드리려던 태현의 앞으로 잠금장치가 풀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태현은 그 즉시로 문을 당겨 열며 고함질렀다.

"이 개새끼 죽여버..!!??"

그러나 그의 눈앞에 나타난 광경은 그의 예상과는 완벽한 반대의 상황이었다. 

"유,유리..야...?"

태현은 얼굴이며 몸이며 온통 피를 뒤집어쓰고 있는 유리를 보며 덜덜덜 떨리는 손길을 그녀에게 뻗어갔다. 하지만 유리는 그런 아빠의 손을 거칠게 쳐내며 눈물이 그렁그렁한 얼굴로 아빠를 쏘아보았다.

"아빠가 원하는 대로 해줬어. 이제 된 거지? 만족한 거지?"

그 남자는 침대를 피로 가득 물들인 채 죽어있었다. 현을 시선에서 지우며 태현이 물기어린 시선으로 유리를 바라보며 힘겹게 고개를 가로저었다.

"어..어떻..게..."
"......내가 미끼가 됐어. 아빠 계획대로."

입술을 씹어 무는 유리. 태현의 가슴이 저며들었다. 

"흐윽..!!"

태현은 눈물을 흘리며 유리를 와락 끌어안았다.

"미안해...으흐흐흑...미안해 유리야...미안해...미안해......"

입술을 꼬옥 깨문 유리. 아빠의 따스한 품에 안기자 아빠에게 나있던 화가 눈 녹듯이 사라져버린다. 대신에 그 빈자리에는 참아왔던 설움들이 한꺼번에 몰려왔다.

"이제...흐으..윽...이제에...나한테에...흐윽, ...이런 거...시키지마아......"

딸의 애처로운 목소리가 귓가를 시리게 한다. 

"으흐흐흑...으흐..으윽......"

복받쳐 오르는 눈물에 흐느끼며, 태현은 하염없이 고개를 주억였다.






잠시 동안 그렇게 딸을 끌어안고 눈물을 흘리던 태현은 점점 다가오는 시간의 촉박함을 느끼며 유리와 포옹을 풀었다. 

"......유리야. 이제 우리......유리..야?"

그런데 유리의 가녀린 어깨를 어루만지며 말하던 태현은 고개를 푹 숙인 채 가늘게 어깨를 떨기 시작하는 유리를 보며 당황했다. 태현은 유리가 왜 그러는지 몰라 급히 그녀의 얼굴을 자신에게로 감싸 들었다. 눈물로 범벅이 된 유리의 어여쁜 얼굴은 공포감으로 휩싸여있었다.

"유,유리야?"
"아..빠......"

힘겹게 움직인 유리의 눈동자가 아빠를 향했다.

"나......사람을...죽인 거야..."

맑은 눈망울이 파르르 떨린다. 시려오는 가슴의 통증에 태현이 애타는 목소리로 유리에게 말했다.

"아빠 때문이야...아빠 때문이야 유리야...그러니까.."
"버..버리지마...." 

아빠의 목소리를 끊으며 유리가 두려움으로 가득한 음성으로 말했다. 

"유리야..."

유리는 또다시 울음을 터트릴 것 같은 얼굴로 울먹이며 태현에게 애원했다.

"미..미워하지마...나 미워하지마 아빠...나..난...나는..."

점점 더 흐트려지는 유리의 음성을 참지 못하며 태현이 유리를 와락 끌어안았다. 

"절대로...무슨일이 있어도...아빠는 유리를 버리지 않아...유리를 사랑할 거야......"
"흐으..으윽...아빠아......"

두 부녀는 서로를 절대로 놓치지 않겠다는 듯이 온힘을 다해 서로를 끌어안았다. 

{예. 이제 거의 다왔습니다. 모셔가겠습니다.}

그런데 그때 태현의 귓가에 어렴풋이 중국말이 들려왔다. 태현은 급히 유리를 안은 채 객실 안으로 들어갔다.

"아..아빠...?"
"쉬......누군가 오고 있어."

태현은 유리가 문 앞에 떨어뜨려놓은 권총을 주워들어 슬라이드를 살짝 제껴서 총알이 아직 남아있나 확인했다. 

'......한 발.'

금색 총알 바로 아래로 탄피를 밀어주는 탄창의 장치가 보인다. 태현은 유리를 뒤로 숨기며 천천히 눈을 감았다. 

"유리야...눈감아..."

바지의 벨트를 잡고 있는 딸의 손길에 더욱 힘이 실렸다. 태현은 가만히 귀를 기울였다.

'15보.'

{아...문이 열려있습......피,피가...! 확인해보겠습니다!}

당황한 복면인의 음성. 급해지는 발자국 소리. 태현의 눈이 번쩍 뜨여졌다.

타앙-!!

문 앞으로 나타난 복면인의 동작이 정지되었다. 이마 한 가운데 바람구멍이 난 채 그는 서서히 뒤로 쓰러졌다.

"후우......"

태현의 입술에서 막혔던 한숨이 천천히 흘러나왔다.

<{아호!! 응답해라!! 아호!!}>

태현은 쓰러져있는 복면인에게서 기관단총을 뺏어 들고는 떨어져있는 무전기를 주워들어 발신 버튼을 누르며 말했다.

"......그는 죽었다."

<......사신인가. 내 동료는?>

"죽었다. 그리고 지금부터 널 죽이러 가겠다."

태현의 눈동자에 진득한 살기가 피어올랐다.

<큭큭큭...안 됐지만, 복도의 창문을 보라고.>

태현은 뒤에 서서 아직도 눈을 꼬옥 감고 있는 유리의 어깨를 감싸며 복도로 걸어가 창문을 통해 갑판쪽을 보았다. 언제인지 모르게 배는 멈춰있었고, 배에서 수십미터 떨어진 곳에는 상당히 큰 규모의 어선 한척이 와있었다. 이미 아까 보았던 40여명의 사람들은 모두 그 배로 옮겨 타있었다. 태현은 갑판 위에 서서 이쪽을 응시하고 있는 테러범 두목에게 조용한 음성으로 말했다.

"내 얼굴을 확실하게 기억해두는 것이 좋을 것이다. 반드시 오늘의 죄값을 치루게 해줄 테니까."

<큭큭큭...크하하핫!! 기대하며 기다리고 있겠다. 사신.>

태현은 테러범 두목이 무전기를 바다로 던져버리곤 다시 광소를 터트리며 갑판 난간의 사다리로 걸어가는 것을 보며 무전기를 바닥에 떨어뜨려 놓았다. 유리의 팔이 뒤에서 천천히 가슴을 끌어안아온다. 

"눈...떠도 돼...?"

유리의 팔을 풀며 천천히 돌아선 태현. 그는 유리의 얼굴을 어루만지며 부드러워진 목소리로 말했다.

"응...떠도 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