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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깊은 선잠에 빠져 있었다.

 마이는, 마치 자신이 평온한 바다에 떠있는 듯한, 계속해서 출렁출렁 거리면서도 기분 좋은 감각에 사로잡혀 있었다.

 물론, 자기가 지금 바다에 있는건 아니고, 몸은 사는 집에서 자신의 방 침대에 있다.

 ……근처엔 고릴라라고 하는 위험한 맹수가 있기에, 계속 여기에 있을 수도 없는 상황이다.

 아무래도, 통장 같은거에 손을 댈법한 남자는 아닐고 생각되지만, 의식이 없는 자신의 몸에 장난을 치기에는 충분한 녀석이라는건 알고 있다.

 오늘도 더이상 못 어울려주겠다. 일어나야 하는데…….

 그런데, 아무리 그리 생각해도 일어날 수가 없고……. 



「야ー, 괜찮냐ー?」



 가볍게 뺨을 찰싹찰싹 때려지는 감각에, 의식이 급부상했다. 잠깨는 방법으로선 최악이다.

 게다가, 일어나자나자 귀여운 리카짱의 자는 얼굴이 아닌, 고릴라의 클로즈샷이다. 신종 고문인가.



「괘, 괜찮을리가, 없다 이 말입니다……」



 얼굴을 팍 찌푸린 마이였지만, 아무래도 자리에서 일어나진 못하는 것 같았다.

 그것도 당연한 일이다. 그녀는 지금까지 느껴본적 없을 정도로 강렬한 쾌감을, 일방적으로 아무것도 하지 못한채 강제로 주입당하고 있었으니까.

 남자라는 것을 철저하게 주입당해버린 그녀의 몸은, 아직도 쾌락의 여운에 잠겨 있을 정도였다.

 결국,에이지는 한 번 밖에 가지 못했다는 것이, 마이에게 있어서는 엄청나게 큰 불쾌감을 가져다주었다.



「오, 눈 떴냐」

「……뭡니까, 그건?」



 에이지의 말에 대답하지도 않고, 마이는 그가 들고 있는 것에 시선이 끌렸다.

 그건, 물이 들어있는 페트병이었다.

 저런거, 냉장고에 넣어뒀었던가? 맛이 들어있는 편이 더 맛있으니까, 그런거 외엔 가져다 놓은 기억이 없었는데.



「미네랄 워터. 일반적으로 맛 들어있는게 더 맛있긴 하지만. 섹스를 하고 여자를 굴복시키고 나선, 이게 맛이 좋거든. 아무래도 그냥 냉장고 뒤지기도 뭐해서, 요 앞 편의점에서 사왔어」

「……나를 그렇게나 엉망으로 만들어두고, 쓸데없는 상식은 있는거군요」



 질렸다는 듯이 한 숨을 내쉬는 마이.

 마음대로 냉장고를 열었더라면, 그걸 이유로라도 어떻게든 내쫓아내려고 했었는데……아무래도 그렇지는 않았던 것 같았다.



「그래서, 어땠어?」



 히죽히죽거리면서 물어보는 에이지. 기분 나쁘다.

 그 코를 주먹으로 힘껏 때려주고 싶지만, 뭔가 때린 사람이 더 아플 것 같으니 자중하기로 하자.

 마이는 슬쩍 시선을 돌리며, 대화에 어울려주기로 했다.



「……딱히, 별거 아니었다 이 말입니다. 지금도, 니가 좋다거나 뭐 그런거 하나도 없고, 난 리카짱만 좋다는겁니다」



 이건, 진심이었다.

 에이지를 향한 연심 같은 낯뜨거운 감정은, 조금도 생기지 않았다.

 그녀의 곧은 심지는, 전부 애인인 리카짱에 향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래, 역시 대단하네」



 에이지는 마이의 곁에 가서 일물을 입가에 갖다댄다.

 축 늘어져 움직이지 못하는 그녀는, 도망칠 수도 없다.

 하지만, 얼굴을 돌려서 거절의 의사를 표하는건 가능할 수준이다.

 하지만……마이는 그런짓을 하지 않았다.

 그렇기는 커녕, 그 일물에 얼굴을 가까이하여……. 



「응, 츄읏……」



 그것을, 입에 머금은 것이었다.

 에이지의 그것이, 가장 흥분해서 커져있을 때라면 입에 전부 삼키는건 경험이 없는 그녀로선 어려운 일일지 모르겠지만, 지금의 그것은 말캉말캉해서 귀여울 정도였다.

 뭐, 그래도 적잖은 크기였지만.

 입 안에 물은 후, 어떻게 움직여야할지 전혀 모르기에, 마이는 일단은 낼름낼름 핥기 시작했다.



「몸은 마음대로 하게 해도, 마음은 굴하지 않는다는 그건가? 나, 그런거 좋아해」

「응부읏……」



 어떡해야 하는걸까?

 그것보단, 그다지 거절감정이 없다는 것에, 마이 자신도 놀라고있었다.

 남자의 일물 따윈 토를 할지라도 절대로 입에 넣을 일은 없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이렇게나 간단히…….

 자기에게 소질이 있었으니까……그렇다기 보다는, 자신을 그렇게까지 내몰고 기분 좋게 해준 이것에, 어느정도의 애착이 생겨났을지도 모른다.



「괜찮아, 그렇게까지 무리할 필요 없어. 아직 익숙하지도 않을거고, 앞으로 천천히 가르쳐줄테니까」

「으응, 부읏, 우엑……♡」



 에이지는 마이가 어찌해야할지 고민하고 있는 것을 알아채고, 가볍게 허리를 앞뒤로 흔들며 남근을 빼낸다.

 딱히, 정액을 쥐어짜게 하기 위해서 입에 물게 했던 것이 아니었던 것이다.

 정액이나 애액으로 더러워진걸 깨끗하게 하기 위한, 청소 펠라에 불과하다.

 쾌락을 얻지는 못한다 해도, 깨끗해지기만 하면 별로 상관 없다.

 뭐, 타액으로 끈적끈적해지는건 과연 깨끗한거냐고 하는 말도 이해가 안되는건 아니지만.

 입 안에서 발기한 상태가 아니라고는 해도, 남자의 성기를 움직일 수는 있다.

 구토감이 생겨도 이상할 것 없지만, 마이는 이상하게도 달콤한 목소리를 내고 있었다.

 얼마전의 그녀였더라면, 틀림없이 구토를 할려고 했을 것이다.

 에이지로 인하여, 이 단기간내에 바뀌어 버린 것이었다.

 마이의 입에서 빼낸 일물은, 역시나 타액으로 매끈매끈 빛나고 있었다.

 그것을 눈으로 쫒으면서도, 마이는 드디어 몸을 일으켜세우기로 했다.

 그런 그녀를 보면서, 에이지는 나지막히 중얼거린다.



「자, 그럼. 한판 더 해보도록 할까……하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에에엑!? 더이상은 무리라는겁니다! 너한테 도대체 내가 몇 번이나 갔다고 생각하냐 이 말입니다!」



 눈을 부릅뜨는 마이.

 이미 자기의 몸이 너덜너덜한데다 덜덜 떨린다. 또 다시 그런 강렬한 쾌감을 주입당해버리면, 그야말로 어찌될지 전혀 알 수가 없다.

 무슨 짓을 하더라도 거절할 생각이었다.

 하지만, 에이지도 고개를 가로로 저었다.



「뭐, 끝까지 들어봐. 애시당초, 콘돔도 없거든. 너, 그거 말고 더 가지고 있냐?」

「에ー……없다는겁니다」



 어쩌면 어딘가에 몇 개인가 더 있을지도 모르지만, 그런걸 떠올렸다간 또 다시 범해질테니, 일단 시치미때는 마이.

 그런 생각을 하고있다보니, 자기의 몸에 찰싹 들러붙어 있는 것을 알아챘다.

 그것은, 방금 전까지 사용한 콘돔이었다.

 마이의 풍만한 가슴 위에 버려진 정액이 들은 콘돔을 드디어 손으로 들어올린다.

 으엑……거리며 진심으로 기분 나쁜 표정을 짓고, 묶고나서 쓰레기통에 집어던진다.



「그러니까, 이제 끝인걸로……」



 당장 여기서 나가라.

 언외로 그런 뜻을 포함하고 있었지만, 이 기회에 마이를 타락시키기로 결심한 그는, 당연히 받아들이지 않는다.



「무슨 소리를 하는거야. 너, 내일부터 연휴인거 알지? 연휴무휴로 하는건 상식 아니겠냐」

「예에에에에!? 무, 무리무리무리무리라는겁니다! 고릴라하고 같이 지내라는건 또 무슨 고문입니까!?」

「그게 문제였던거냐……」



 콘돔 없이 섹스하는게 싫은건가 생각했지만, 아무래도 그게 아닌 것 같다.

 ……아니, 같이 있는게 더 싫다고 말해지는게 데미지로는 더 클지도 모르지만.

 그렇다곤 해도, 물론 에이지로서도 갑자기 노콘으로 범하거나 할 생각은 없다.

 그건, 나중 이야기다.



「그러니까, 콘돔 사러 갈까 생각하고 있었걸랑. 가자」

「예에!? 그러니까, 싫다니까……」

「콘돔없이 해도 상관 없다고 하면 안가도 난 상관 없는데」

「우끼기기기기기기! 애시당초, 너 편의점에 갔을 때 콘돔도 같이 사왔으면 됐을것을……!」



 에이지의 엉터리 논리에, 마이는 이를 악 물었다.

 애시당초, 섹스를 하는게 전제라는 것 자체가 이상하지만, 때려서 내쫓으려 해도 남자 중에서도 강력한 그를 내쫓는 일이 된다면, 딱히 몸을 단련하지 않은 그녀에게 있어선 불가능한 일이었다.

 애시당초, 콘돔이 필요하다고 하면, 아까 물 사러 갔다 왔다고 했으니, 그 때 샀으면 됐을 것을…….

 마이의 시선을 받은 에이지는, 히죽거리며 웃으면서……. 



「방금 전까지 에로한 짓을 하던 에로한 여자가 콘돔을 사러 온다……에로하지 않아?」

「쓰잘데기 없는 일에 나를 휘말리게 하지 말라 이 말입니다아!」



 마이는 발을 동동 굴렀다.

 출렁출렁거리며 흔들리는 유방을 보고, 에이지는 만족했다.

 일단은, 거울을 보러 가려고 한 마이.

 그 누구보다도 귀여워야 하는 그녀는, 당연히 편의점에 갈 때라도 완전하게 몸치장을 하고 있는 것이다.

 욕실로 사라진 그녀를 배웅한 에이지가 멍하니 기다리고 있다가……. 



「야 이자식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나의 귀여운 이마에 도대체 뭘 써댄거냐 이 말입니다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악!!!!」



 범해지며 미친듯 절정할 때에도 내지 않았을 정도로 거대한 목소리를 내며, 마이가 뛰쳐나왔다.

 그녀의 이마에는, 「肉」이라는 너무나도 고전적인데다 시대도 지난 문자가 쓰여져 있던 것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