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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가 니 집이냐?」

「그런겁니다! 혹시 놀랐습니까?」

「응」



 흐흥거리며 자랑스럽게 가슴을 펴며 흔드는 마이.

 그녀의 모습을 보니, 바로 긍정해버리는 기분이 들지는 않지만서도, 그런데도 이번만큼은 인정할 수 밖에 없었다.

 그야, 마이가 살고 있는 집이라고 함은, 터무니 없이 비싼 맨션이었기 때문이다.

 보안도 꽤나 엄중하게 되어있는건지, 경비나 관리인도 상주하고 있는 듯 하다.

 그런곳을 타박타박 나아가며, 엘리베이터를 탄다.

 마이가 누른건, 최상층 버튼이라는 것에, 에이지는 다시한번 놀랐다.



「오호……」



 엘리베이터에서 내려 방으로 불려들어간 에이지는, 다시한번 감탄의 목소리를 흘렸다.



「어서오세요, 나의 방에! 남자인데도 들어온건 고릴라가 처음인거다 이 말입니다!」



 드넓은 방을 뽐내면서, 무슨 은혜를 베푸는 마냥 말하는 마이.

 하지만, 확실히 영광이라 생각될 정도로, 넓고 깨끗한 방이다.

 학생 대부분이 살고 있는 원룸같은 것도 아니고, 방이 몇 개나 있으면서도 아직 다 둘러본 것도 아닌데, 이 방 하나 만으로도 충분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너, 평소에 뭐하고 다니냐……? 위험한 알바 같은거나 하고 다닐거같은데」

「안하고 있는겁니다, 멍청이. 그렇게 돈 되는 알바라면, 나라도 험한 꼴을 볼지 모르는거 아닙니까. 나, 무서운거 싫어하고」



 그야, 풍속이라도 하고 있는건가 하는 실례되는 일을 생각한 에이지였지만, 그걸 간단히 부정하는 마이.

 역시나 누군지도 모르는 남자에게 몸을 맡길 수도 없는 노릇이고, 성병 같은것도 걸리고 싶지 않으니, 제아무리 돈을 위해서라고는 해도 그런걸로 돈을 벌 용기는 없었다.

 그녀는 불법적인 것을 해서 돈을 벌고 있거나 그런 것은 아니다.

 ……뭐, 그레이 방법이긴 해도, 딱히 그걸 에이지에게 알려줄 의리도 없었다.



「그럼, 뭐야? 부모님이 부자인건가?」

「으ー음……그런것도 있긴 합니다만……뭐, 됐습니다. 그런건, 아무래도 상관 없는 일이구요」



 학생이 살만한 집이 아니었기에, 에이지는 뻔뻔스럽게 물어봤다.

 하지만, 역시나 알려줄 생각이 없는건지, 마이가 얼버무린다.

 그 이상으로 에이지도 물어보지 않았기에, 입을 다물었다.



「그래서? 나에 대한 평가가 조금은 올랐습니까? 돈을 가지고 있는것도, 매력 중 하나라는겁니다」

「니가 알려주고 싶다는 매력이라는거, 이거냐? 아니, 별로 상관은 없는데 말이지. 뭐, 그렇다고 해서 매력을 느끼냐 아니야 물어보면, 별로 그렇지는 않은데. 대단하다고는 생각해?」



 눈을 반짝이며 불어보는 마이에게, 에이지는 냉정하게 대답한다.

 애시당초 그는 금전적인 것으로 매력을 느끼는 타입이 아니기에, 확실히 이런 곳에 학생이 살고 있다는 사실에는 대단하다고는 생각해도, 그냥 그것 뿐이다.

 그 말을 들은 마이는, 얼굴을 새빨갛게 물들인다.



「으그그그그그긋……! 어떻게 해야 이 고릴라를 내가 길들……그게 아니었지. 매력을 느끼게 하는겁니까아아아!!」

「아니, 딱히 니가 귀엽지 않다던가 그런 말 한 적은 없잖아……」



 확실히, 마이는 못생긴 것은 아니다.

 찰랑찰랑한 머리도, 자주 바뀌는 표정도, 학생답지 않은 기복이 잡힌 스타일도, 다 매력적이다.

 적어도, 조금이기는 해도 이번에 단 둘이 놀면서, 그건 확실히 전해졌다.

 하지만, 리카와 비교하면, 그녀가 더 좋다는 것 뿐이다.

 이건, 순전히 취향의 문제인 것이다. 

 마이와 리카를 비교하면, 전자 좋다는 남자가 있는가하면, 후자가 좋다고 하는 남자도 있다.

 에이지는 그냥 그 후자에 속한다는 것 뿐이다.



「정마아아아아아알!! 그러면, 나를 좀 자세히 보라 이 말입니다!!」



 하지만, 그건걸 마이는 용납할 수 없다.

 자기는, 그 누구보다 귀엽기 때문이다. 그 누구보다도 치켜세워져야 할 존재이기 때문.

 그것은, 애인인 리카라고 해도 예외는 아니다.

 그녀보다, 자기가 귀여운 것이다. 그것은, 결단코 물러설 수 없는 마지노선인 것이다.

 마이는 완전히 달아올라버린 머리 속에서, 어떡하면 에이지를 이쪽으로 넘어오게 만들까를 생각하며, 일으킨 행동이……옷을 벗어던지기 시작한 것이었다.



「으악, 돌았냐! 뭐 땜시 그렇게나 집요하게 매력을 전할려고 하는건데!?」



 그 일엔, 제아무리 에이지라도 당황하며 필사적으로 막으려 든다.

 그는 마이를 어떻게 하려는 생각에 그녀의 방에 온 것이 아닌 것이다.

 어떻게든 진정시키려고 하지만, 지금의 그가 그건 말을 하면 되려 역효과였다.

 여기에 리카가 있었더라면, 어떻게든 정리 되었겠지만……지금 여기에 그녀는 없다.



「나에게 매료되지 않은 남자 따윈, 인정할 수가 없다 이 말입니다! 승부입니다! 이건, 나와 고릴라의 승부인 것이라구요!」



 철퍽! 하고 마지막으로 벗은 셔츠를 바닥에 집어 던지는 마이.

 브라에 가려져있다곤 해도 출렁이며 흔들리는 풍만한 가슴을 보고, 에이지는 기묘하게 끄떡인다.



「……뭐, 나한테 나쁠건 없으니까, 별로 상관 없다.」



 그 또한 남자인 것이다.



「어, 어떻습니까? 드디어 나의 매력을 느끼는겁니까?」



 그리 말하며, 이제와서 부끄러움을 느끼는건지, 우물꾸물대는 마이.

 도발적으로 어른스러운 검은 위아래 속옷은 여전히 입고 있지만서도, 그 이외는 나체를 드러내고 있다.

 아니, 이제 됐어! 몸 만의 매력은 전달 됐으니까!

 라고 대답하고 싶어졌지만, 에이지는 그 말을 집어삼키며 참는다.



「이야~, 그건 좀 어떨까 싶은데. 속옷으로만 봐도, 그다지 잘 모르겠는데」

「고릴라……눈이 썩어있는건 아닙니까……?」



 걱정하는 듯한 얼굴로 에이지를 바라보는 마이.



「속옷까지 벗어주다면, 알 것 같은 기분이 들어」

「무, 무슨 말입니까아아아아아아아아!? 거, 거기까지 서비스는 하지 않는다 이 말입니다!!」



 하지만, 바로 다음 말에 크게 비명지른다.

 속옷을 벗으면, 정말로 모든걸 에이지에게 보여줘버리게 된다.

 다나카에게서 구해준 것이나, 애시당초 같이 있으면서 유일하게 본성을 보여줄 수 있는 남자인 것도 있기에, 그건…….



「그럼, 매력은 모르겠으니. 그냥 갈게」

「아악……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정말! 알겠다는겁니다, 알겠다구요!! 여자는 배짱인겁니다!!」



 ……그리 생각하고 있었지만, 에이지가 그냥 휙 돌아서서 돌아가려고 하기에, 질 수 없던 마이는 속옷에 손을 댄다.



「훗……」



 그것을 느낀 에이지는, 그녀에게서 보이지 않는 곳에서 악질적인 미소를 지은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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