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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쯧, 배짱한번 있네요……. 나를 기다리게 하다니, 보통 남자가 하겠냐 이 말입니다!?」



 에이지에게 자신의 매력을 가르쳐주기 위해, 그와 단 둘이서 놀러가게 된 마이.

 그녀는 느릿느릿 신발을 갈아신는 그를 보고, 열을 내면서 기다리고 있다.

 팔짱을 끼고 풍만한 유방을 들어올려 강조하고 있는 듯한 모습이 되어있지만, 그녀는 그걸 알지 못하고 화내고 있다.

 딱딱딱딱거리며, 몇 번이나 발바닥으로 지면을 치고 있다. 

 저런 남자를 위해서 자기가 기다려야 한다니 구역질이 날 정도로 싫지만……자기보단 리카가 더 좋다고 한 에이지에겐 깨닫게 해줘야만 한다.

 자기야 말로 가장 귀엽고, 자기야말로 남자에게서 가장 인기가 많으니까.

 그것은, 설령 애인인 리카라도 양보해줄 생각은 없었다.



「아, 마, 마이 짱!」

「어, 다나카 군! 무슨 일이라도 있는겁니까?」



 그런 그녀에게 말을 건건, 남학생 한 명.

 딱히 이렇다저렇다 할 것 없는 얼굴……하지만, 마이는 바로 그의 이름을 입에 담았다.

 그에게는 흥미가 없지만, 자기가 귀엽고 인기를 얻기 위해서는, 이런한 일이 무척이나 중요한 것이다.



「아, 아니, 그게……혼자 있는게 보여서, 그냥 놀라서. 항상보면, 오니즈카씨하고 같이 있으니까」

「아하하ー. 가끔씩은 따로 다닐때도 있는거라구요ー」



 의식의 대부분은 아무리 기다려도 나오지 않는 에이지 쪽으로 쏠려있었지만, 그런대도 붙임성 좋게 완벽하게 대응하고 있는건, 역시나 대단하다 할 수 있다.



「그, 그렇구나. 다행이다……」

「다행?」

「아, 아냐, 그게……」



 마이가 되물어보자, 남학생이 허둥지둥댄다.

 하지만, 바로 표정을 다잡으며……. 



「마, 마이짱!」

「네?」



 한 발 다가오며, 큰 소리로 이야기하는 남학생.

 능숙하게 대응하면서, 한 발 뒤로 물러서는 마이.

 임시적으로 두 사람의 관계성을 나타내고 있었지만, 자신에게만 열중하고 있는 남학생을 그것을 깨닫지 못했다.



「나, 나하고 같이 돌아가지 않을래!? 이, 이야기하고 싶은게……아니, 그게 아니라, 전해주고 싶은게 있어!」



 땀을 흘리면서도, 그리 권유하는 남학생.

 같이 돌아갈 마음이 전혀 없는 마이는, 이대로 바로 거절해도 됐었지만, 인기를 유지하기 위해선 고민을 하고 미안해보이는 표정을 만들어낸다.



「아ー……죄송하게 된겁니다. 같이 돌아가기로 약속한 사람이 있는겁니다. 그러니까, 오늘은……」

「아, 그렇구나……」



 유감스러운 듯이 이야기하자, 남학생은 엄청나게 쇼크를 받은 모습을 보인다.

 여기서 끝내버리면, 마이는 지금까지의 인기를 얻지 못했을지도 모른다.

 이번엔, 오히려 그녀가 한 발 앞으로 다가가, 일부러 가슴을 강조시키며 아래서 올려본다.



「다음에는 꼭, 같이 돌아가도록 하죠. 네?」

「으, 응! 그, 그럼 이만! 고마워!」

「네ー엡」



 이런식으로 부탁 한번만 하면, 한 방이다.

 남학생은 기뻐하며 떠나가고, 마이는 계속해서 손을 흔들어주며 배웅해준다.

 이런식으로, 상대의 권유를 거절하면서도 평판이 내려가기는 커녕 올리는 것이 가능하다.

 사랑스러움과 인기를 더한다, 마이의 처세술이었다.



「……니가 인기가 있다는거, 진짜였구나」



 그런 중후한 목소리와 함께, 드디어 신발을 갈아신고 온 에이지.

 그를 눈살을 찌푸리며 노려본다.

 평소라면 절대로 이런 대응을 하지 않겠지만, 리카와의 비밀 관계도 알고 있는 이유도 있기에, 자연체로 대해버리고 있는 것이다.



「아, 드디어 왔군요, 고릴라」

「고릴라라고 하지 마라」



 지금같이 험담을 해도, 에이지가 가볍게 흘려넘겨버리는 성격을 가지고 있는게 가장 큰 이유일 것이다.

 만약, 그가 체격 그대로 성격이 무척이나 급했더라면, 마이는 절대로 이런 태도를 취하지 않았을것이다.

 욱해서 힘으로 눌러버리면, 무사히 끝날리가 없기 때문이다.

 그런 생각을 해보면, 마이는 에이지에게 어리광 부릴 수 있을지도 모른다.

 그녀는 의식하고 있지 않지만, 귀여운 테루이 마이를 연기하는 스트레스가 쌓여있는 것이다.



「그래서? 이제 뭘 어쩔려고? 설마, 아무 생각도 없이 말한건 아니겠지」

「후ー……이런이런. 고릴라는 모를지도 모르겠지만, 보통 이럴때는 남자가 여자를 리드하는거다 이 말입니다」

「널 여자라고 인식하고 있질 않아서」

「그으으으윽……! 열받는 녀석이네요……」



 그렇기에, 이러한 대응을 할 수 있는 것은, 마이에게 있어서도 즐거웠다. 

 이런 대응, 애인인 리카에게도 할 수가 없으니까.

 ……뭐, 애정이나 친밀도로 따지면, 리카와 에이지 사이엔 하늘과 땅의 차이가 있긴 하지만.

 그런데도, 에이지가 다른 남학생들 어중이떠중이들관 일선을 긋는 존재로서, 마이에게 각인되어있다.



「그럼, 가는겁니다!」

「그러니까, 어디로 갈건데」

「훗훗훗……그야 물론……」



 히죽히죽 웃는 마이.

 그녀가 선도하여 도착한 곳은……. 



「……게임센터냐」



 거대한 게임센터 앞에 서서, 크게 한 숨을 내쉬는 에이지.



「어라? 혹시 와본적이 없는겁니까?」

「있어. 그냥, 최근엔 와본적이 없으니까……」



 떡대 훤칠한 험악한 생김새의 남자……그런 남자가 게임센터에 터벅터벅 들어가면, 거기서 죽치고 있는 불량배들이 도망쳐서 경영에 피해를 입혀버린 경우도 있었던 것이다.

 그렇기에, 자중하고 있던 것이다.

 더군다나, 가끔은 만용을 부리는 남자들이 에이지에게 시비를 거는 경우도 있었지만, 결국 그 사람은 다음날에 나타나지도 않게 되었다.



「흐ー음……뭐, 됐으니까 따라오라는겁니다. 나의 매력을 철저히 알려주겠다는겁니다!」



 마이는 약간 기이한 표정을 짓고 있었지만, 에이지의 사정 따윈 자기 알 바가 아니기에 무시했다.

 그의 거대한 등짝을 팍팍 밀면서, 게임센터 안으로 들어간다.

 뭐, 그녀의 힘으로는 꿈쩍도 하지 않았기에, 그가 스스로 움직인거지만.



「……게임센터에서 알려줄 매력같은게 있긴 하냐?」

「됐으니까 가는겁니다! 자, 들어가는겁니다요ー」



 그리 말하며, 마이는 에이지에게는 보이지 않는 곳에서 히죽거리며 악랄하게 웃었다.

 게임센터에 별로 오지 않는다……그 말은 즉, 게임은 별로 익숙치 않다는 것이다.

 그렇다면……자기에게 매력이 없다는 것을, 리카가 귀엽다고 말한 남자에게는, 험한꼴을 보게 해줄 생각이다.

 그리 생각한 마이의 앞에는, 격투게임이 있었다.





















 ♡





「으그그그그그……!」

「……매력이 뭐야?」



 얼굴을 새빨갛게 붉히며, 뺨을 다람쥐 마냥 빵빵하게 부풀리고 있는 여자가 있었다. 바로 마이다.

 그런 그녀를 보고, 어처구니없어 하는 에이지였다.

 격투게임……그 전적은 0승10패. 마이의 기준의 전적이다.

 그렇다, 너덜너덜한 것이다. 너덜너덜하게 패배한 것이다. 재밌을리가 없다.



「칫……. 너덜너덜하게 만들어서 나의 기분을 엉망으로 만들었다고 생각하고 있다면, 어쩔 수가 없는거다 이겁니다. 자, 이쪽으로 오라는겁니다, 고릴라」



 에이지의 팔을 팍팍 잡아당기는 마이.

 그녀의 기준으로 본다면, 그를 잡아당기고 있는거지만, 옆에서 보면 남친에게 어리광을 부리고 있는 여친으로 밖에 보이지 않았다.

 그런 사람의 시선을 깨닫지 못하고, 마이가 끌고간 곳은……. 



「스티커 사진, 이냐?」



 커플들을 위한 촬영기였다.



「자, 들어가들어가」



 에이지의 몸을 스티커사진기 안에 밀어넣는다.

 그 바로 뒤에 따라서 마이가 들어왔지만……몸을 꽤나 움크려야 할 정도로 자리가 빽빽했다. 



「으윽……너 너무 거대하다는겁니다! 리카짱하고 찍을 때는 이렇게까지 좁지 않았던겁니다!」



 단단한 근육을 찰싹찰싹 때리는 마이.

 남자다움을 느끼고 있지만, 유감스럽게도 귀여운걸 좋아하는 그녀에겐 매력이건 뭐건 없었다.

 오히려, 자신의 부드러운 몸을 밀어붙이며 매료할 수 있는게 아닐까 생각했지만……. 



「그런걸 내가 알까보냐……. 그래서, 뭐 어떻게 하는거냐, 이건?」

「경험이 없다 이말이군요ー. 내가 익숙하니까, 해주겠다 이 말입니다」



 에이지는 평소와 다를바 없었다.

 하지만, 아직이다. 매력을 알려주는건, 이제서부터다.

 여러가지 설정과 준비를 하는 마이.



「좋아, 이걸로 오케이인겁니다! 자, 저기 보고 웃는겁니다!」

「재미 없으니까 못웃겠는걸」

「이 자식……!!」



 카메라의 위치를 손가락으로 가리켜줬지만, 에이지는 무표정인채 그대로다.

 더군다나, 짜증나는 말까지 하고 있고, 마이의 얼굴이 미소녀의 얼굴에서 귀신으로 변해가고 있다.

 그래그래. 그쪽이 그런 말이나 할 생각이라면, 이쪽도 생각이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이런건 어떠냐는겁니까?」

「어……?」



 당황해하는 에이지.

 그런 그의 뺨에, 마이는 부드러운 입술을 가볍게 밀어붙인 것이었다.

 그 직후, 셔터가 내려지며 촬영된다.

 어이없어하는 에이지와, 그런 그의 뺨에 가볍게 입을 맞추고 있는 마이의 모습이 촬영되었다.



「흐흥! 나의 볼뽀뽀라구요! 기뻐하면서 도게자나 하세요!」

「있잖아 말야……」



 입술을 닦아내면서 의기양양하게 웃는 마이.

 그런 그녀를, 어이없이 바라보는 에이지.



「푸크큭. 너의 얼굴을 엉망으로 만들어주겠다는겁니다! 지금도 고릴라지만」



 스티커 사진의 기능을 사용하여, 에이지의 얼굴을 바보스럽게 그려가는 마이.

 이미 매력을 알려주겠다니 뭐니 하는건, 완전하게 잊어버렸다.

 격투게임으로 너덜너덜해진 보복외엔 생각이 들지 않았다.



「……야, 한번 더 찍어」

「에ー……난 이미 만족했다는겁니다」



 그런 식으로 기분 좋게 그림을 그리고 있는 마이를 보고, 에이지가 그리 제안했다.

 싫어하는 표정으로 얼굴을 찌푸리는 마이였지만……. 



「뭐, 니 매력같은건 아직 모르겠으니까」

「어쩔 수 없는거네요ー. 더이상 뽀뽀같은건 안해줄꺼니까요? 리카짱 외엔, 나의 입술은 싼게 아니니까」

「그래, 알았으니까 됐어」



 그러고보니, 매력을 알려주겠다고 했다는걸 떠올린 마이는, 떨떠름한 표정으로 수긍했다.

 한번 더 설정을 하고, 다시 카메라 앞에 선다.



「자ー아, 그럼 찍는겁니다ー……무응읍!?」



 이번엔 장난을 치지 않고, 귀엽게 포즈를 잡고있던 마이가, 에이지에게 얼굴을 잡혀 옆으로 휙 돌려진다.

 눈을 휘둥그레 뜨는 사이에, 그의 험악한 얼굴이 가까이 다가오고……입술을 빼앗겨버렸다.



「응읏, 쥬읏, 쥬릇!? 으으으으으으응으으응읏!?」



 눈을 경악에 크게 뜨며 에이지를 응시하는 마이.

 그런 그녀의 시선을 조금도 신경쓰는 모습도 보이지 않고, 에이지는 마이의 입술을 격렬하게 빨아간다.

 입 안을 휘저어지며, 격렬하게 저항을 보이는 마이.

 그의 가슴팍을 팍팍 쳐보지만, 꿈쩍도 하지 않는다.

 뺨을 완고하게 잡혀, 입 안을 침범당한다.



「무응읏, 부읏……으읏, 으응……」



 격한 저항을 보이고 있던 마이였지만, 가면 갈수록 저항도 약해져갔다.

 사지를 아둥바둥 움직이고 있던 것도, 지금은 가볍게 밀치는 정도로 변해 있었다.

 그렇기는 커녕, 눈이 황홀함에 녹아들고, 얼굴이 뜨겁게 홍조되어간다.



「아으응읏……」



 에이지가 얼굴을 놓아줄 쯤에, 마이는 유감스러운 듯이 혀를 뻗고 있었다.

 타액을 질질 흘리면서, 무척이나 흥분한 모습이었다.

 준비가 된, 암컷의 표정이었다.



「……아까보다 더 좋은게 찍힌거같은데?」

「……하앗! 무, 무슨 짓을 하는거냐는 겁니다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히죽히죽 웃는 에이지를 보고, 마이의 노성이 울려퍼진 것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