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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이 열렸다……그 말은 즉, 누군가 이 교실에 들어오려 하고 있다는 말이다.

 지금서부터 도망칠까? 숨을까? 이미, 너무 늦었다.

 마이와 리카는 경직해있고, 도망치려고 해도 상반신을 열어젖히고 브라도 거의 벗겨질려고 하고 있는 마당에, 이런 상태로 도망칠 수 있을리도 없다.



「(적어도……적어도, 여자라면……!)」



 리카의 머리에 그런 생각이 맴돌았다.

 아니, 아무리 여자가 열고들어와 그녀들을 본다고 해도, 그건 약점이 잡히거나 뭔가 요구를 해올지도 모른다.

 하지만, 돈 같은걸 요구한다면, 그때야말로 경찰에게 신고하거나 하도록 하자.

 하지만……만약, 남자라면……남자가 그 약점을 잡고, 돈 같은게 아니라 몸을 요구하거나 하면…….

 물론, 곧바로 그 다음에 경찰에게 달려갈 것이다.

 하지만, 한 번 정도는 몸을 허락하게 되는 상태가 되어버릴지도 모른다.



「(그런거, 절대로 못해……!)」



 몸이 오싹오싹하게 떨리는 리카.

 겁을 내면서 교실에 들어온 사람을 보니……. 



「오기와라, 군……」



 교실에 들어온건, 남자.

 게다가, 자기 마음속에선 남자 중에서는 그나마 괜찮은 사람이라 판결을 내린, 오기와라 에이지였다.

 그는, 눈을 크게 뜨며 문을 연 상태로 굳어버렸다.

 그 모습으로 보자하니, 자기네들이 여기서 사랑을 나누고 있는것을 알고 문을 연건 아닌 듯이 보였다.

 모르고 열었다면, 이 상황을 보게되면 경악하는건 당연하다.

 이 학교에서 남학생여학생에게 제각기 인기를 받는 아이돌 두 사람이, 끈적끈적한 키스를 하며 상반신 반라 상태가 되어있으니까.



「……일단, 옷이나 좀 입어주지 않을래?」

「아, 응……」



 에이지에게 말을 듣고, 자신들도 굳어있었지만, 상반신 반라인 상태라는 사실을 떠올리고 와이셔츠를 껴입는다.

 역시나 단추까지 전부 깔끔하게 채우는 것은, 이 상태로선 불가능했다.



「하아……」



 에이지는 우선 한숨을 푹 내쉬고, 리카와 마이쪽으로 다가왔다.



「(여,역시나……!?)」



 에이지도 마찬가지로, 다른 남자와 같은 것일까.

 여자의 단정치 못한 모습을 보고, 몸을 요구해오는 비열한 사람임에 틀림없다.

 리카는 무심코 눈을 꾹 감고, 마이만큼은 지켜야한다는 생각에 꼭 끌어안으며 에이지의 마수를 기다린다.

 그리고, 드디어 그의 손이 닿을 거리까지 가까워지고……. 



「……어라?」



 에이지는 리카나 마이에게 손을 뻗지 않고, 슬쩍 지나친줄 알았더니 그녀의 자리 옆에 있는 그의 자리로 가서 부스럭부스럭 거리며 뭔갈 찾기 시작했다.

 그것을, 멍하니 바라보는 두 사람. 



「……필기도구를 깜빡해서. 교과서는 뭐 상관 없는데, 필기도구는 없으면 곤란하니까」



 물끄러미 바라보는 두 사람이 어째서 여기에 왔냐는 듯한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다보니, 에이지는 그에 대해 명확하게 대답해준다.

 딱히, 너네 둘이 목적은 아니야, 라는 듯이.

 필기도구를 책상 안에서 꺼내낸 에이지는, 그것을 가방에 욱여넣고……. 



「그럼 갈게. 괜한 참견일지 모르겠지만, 이런 곳에서 그런 짓을 하고 있다간 누구한테 들킬지 아무도 모르는 일이다」



 그렇게 말하고, 다시 굳어져 있는 두 사람을 휙 지나 교실에서 나가려고 한다.



「저, 저기……!」



 그런 그의 모습에, 리카는 무심코 말을 걸어버리고 말았다.

 그녀가 불러 멈춰 선 에이지도, 기묘하다는 듯한 표정과 함께 뒤돌아본다.

 리카에게 있어선, 꼭 물어봐야하는 것이 있었다.



「……몸을 요구한다던가, 그러진 않는건가요?」

「…………뭐?」



 리카의 말에, 멍하게 입을 벌린다.

 그리고, 명백하게 어이없어하며 한숨을 내쉰다.

 그 모습을 보고, 설마 이상한 말을 하고 있는게 아닌가, 리카는 약간 뺨이 붉게 물들어간다.



「그런 짓을 할리가 없잖아」

「에ー? 하지만, 그것도 모르는 일인거 아닙니까ー. 나도 리카짱도, 장난아니게 귀엽고!」

「뭐래?」

「……죄송합니다」



 빼액빼액거리며 시끄러운 마이가, 에이지가 찌릿 노려보는 탓이 위축한다.

 언제나 다부지고 안좋게 말하면 분위기를 읽지 못하고 시끄러운 그녀를 눈빛 하나로 제압해버린 것에, 리카는 약간 놀랐다.

 그렇다곤 해도, 에이지가 막 심하게 째려본것도 아니고, 그냥 봤을 뿐인데, 그의 험악한 얼굴로선 위압감을 내뿜기엔 충분했다.



「하아……저기, 있잖아? 상식적으로 생각을 해봐. 너네들이 사귀고 있어서 꽁냥거리고 있는걸 빌미로, 너네들을 이렇게저렇게 하지? 그거, 범죄잖아. 그리고 말야, 지금 시대와서 동성애나 그런걸로 약점이 잡히긴 하는거야? 난 그런건 신경 안써서 잘 모르겠는데」



 에이지의 말에, 리카는 납득해버렸다.

 확실히, 협박이다. 일반적으로 범죄다. 그렇기에, 리카도 그런짓을 당하면 경찰에게 달려가려 했었지만…….



「으, 응……하지만, 그 뭐냐, 남자는 여자를 성욕목적으로 요구하거나 그런건……」

「남자는 늑대니까 말이죠ー. 나를 보눈 눈도, 다들 무섭고 무서~운겁니다」



 내숭 떨고있는 마이는 무시하고, 리카는 에이지를 바라본다.

 이 거대한 몸과 여자로서는 결단코 얻을 수 없는 근육……그가 그럴 마음만 먹으면, 두 사람은 저항하지도 못하게 억누르는건 일도 아닐 것이다.



「아아, 그 말이구나. 그건 뭐, 그런 새끼들도 있을지는 모르지. 근데 말야, 남자를 뭐라 생각하는거냐, 너네들」

「……성욕 덩어리」

「에로 늑대인겁니다ー」

「……너무하잖아」



 리카와 마이의 남자평가에, 에이지는 뺨을 부풀려버렸다.

 하지만, 다시 정신을 차리고 맞받아친다.



「뭐, 쨌든지간에 대부분의 남자는 제대로 된 이성은 가지고 있으니까, 그런 협박같은거 하는 새끼들은 거의 없어. 나도 그 중 하나고」

「……그래」



 ……그렇구나. 리카는 지금까지……라기보단 지금도 남자는 믿을 수 없지만, 하지만 인간이니까 이성을 가지고 있다는건 당연한 소리다.

 경계하긴 해야하지만, 과도하게 걱정할 필요는 없을지도 모른다.



「그리고 말야, 죄를 저지르면서까지 그런 짓을 하고 싶어, 라고 할 정도로 너네들한테 매력을 느끼질 못해서」

「……응」



 에이지의 실례되는 발언이라 할 수 있는 그 말에, 리카는 어째선가 화를 내지도 않고 끄떡이며 수긍했다.

 그것도 그렇다. 이제서야 만난지 하루도 채 지나지 않았는데, 매력같은걸 알리도 없다.

 게다가, 취향이라는게 있다. 에이지의 취향이, 자기네들이 아니라는 것 뿐이다.

 라며, 리카는 생각했지만……. 



「――――――뭐어?」



 받아들이지 못한 여자가 있었다.

 어처구니 없어하는 모습으로 에이지를 보고있는건, 마이였다.



「아니, 그러니까……뭐?」

「……뭐, 왜?」



 도대체 무슨 소리를 하는거냐는 마냥 쓴웃음 짓는 마이.

 그건 내가 할 소리라는 듯이 그녀에게 눈을 돌리는 에이지.

 뭔가 불온한 기운이 두 사람 사이에 흐르고 있기에, 리카는 약간이지만 우왕좌왕하고 있었다.



「으ー음……나의 귀가 안좋아졌을지도 모르는겁니다. 지금, 거기있는 울끈불끈 마쵸맨이, 나의 매력을 느끼지 못한다나 뭐라나 하는 소리가 들렸습니다만」

「누가 울끈불끈이야. 매력을 느끼지 못한다고 말한건 사실인데」

「(……아니, 울끈불끈)」



 에이지는 부정하고 싶은 것 같지만, 리카도 말로는 하지 않고 그리 생각했다.

 단단할것 같으면서 커다란 근육은, 실로 울끈불끈이라는 표현에 더할나위 없이 맞아 떨어질 것이다.

 그런 리카를 내버려두고, 에이지의 말을 들은 마이는 마치 턱이 빠진 마냥 크게 입을 벌리고……. 



「무, 뭐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



 대절규. 약간 떨어진 위치에 있던 에이지조차 얼굴을 찌푸릴 정도로, 근처에서 듣고 있던 리카는 비틀비틀거릴 정도였다.



「이 아름다운 흑발! 귀여운 얼굴! 커다른 가슴! 잘록한 허리! 순산형 엉덩이! 남심을 파고드는 행동과 말투! 나는 완벽하다 이 말입니다만!?」

「무슨 되도 않는 소릴 하는거냐, 너는」



 입에 담을 때 마다, 그 부위를 강조하는 듯이 몸을 움직이는 마이.

 찰랑이며 사이드테일을 나부끼면서, 꽃과 같은 미소를 꽃피우며, 밑에서 들어올리듯 그 가슴을 쥐고, 가녀린 손가락으로 허리에서 엉덩이에 걸쳐 라인을 그린다.

 하지만, 돌아오는건 찬동의 소리가 아닌 어이없어하는 소리였다.



「팩트로서, 나의 남자 인기도는 굉장한 것이다 이 말입니다! 그야말로, 리카짱보다도 더!」

「……진짜로 그럴려나?」

「에?」



 마이의 말에, 리카를 보고 물어보는 에이지.

 확실히, 남자의 기준으로는, 그녀가 더 좋을지 모른다. 

 남혐으로 인해 남자를 기피하고 있는 리카보다도, 사글사글하고 친근하게 대해주는 마이가 인기가 있는건 당연하다.

 방금전 마이 자신이 말했듯이, 남심을 파고드는 파고드는 듯한 행동을 하는 것도, 인기 중 하나다.

 일반적으로, 여자에게서……동성에게서 인기가 많은건, 리카가 더 높긴 하지만.

 하지만, 어째서 그런걸 물어본건지 리카가 눈빛을 통해 물어보니……. 



「아니, 내 기준적으로는, 저깄는 시끄러운 애 보단 오니즈카가 더 취향이라서 말이지」



 에이지의 말에, 눈을 휘둥그레 뜨는 리카.

 설마, 그런 소리를 들을줄이야 상상도 않고 있었다.

 에이지도 마이 같은 애를 더 좋아하겠거니, 그리 착각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고마, 워?」

「글쎄? 나한테 물어봐도……」



 겨우 이런 정도로 반할 정도로 리카도 값싼 여자는 아니지만, 그렇다고 해서 기쁘지 않은건 당연히 아니다.

 일단은, 답례를 전해두는 편이 좋지 않을까 하며 그의 얼굴을 들여다보며 말하니, 저쪽도 곤란한 표정을 지었다.

 부드러운건지 거북한건지 뭐라 표현하기 힘든 분위기가 흐르는 가운데…….



「이 자식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나를 내버려두고 뭘 리카짱한테 대쉬하고 있는거냐 이 말입니다! 이 발정난 늑대가아!」

「누가 늑대냐, 애송이」



 마이가 폭발했다.

 리카의 머리를 끌어안으며, 에이지에게 그르렁거리고 있다.



「리카짱은 나의 것입니다! 너같은 고릴라가 가까이오게 놔두지 않겠다는 겁니다!」

「너 말야, 울끈불끈에서 너무 지나쳤잖아……」



 어이없어하는 에이지의 목소리가 들려오지만, 리카의 머리는 마이의 깊은 골짜기에 파뭍여있기에, 얼굴이 보이지 않았다.

 그보다도, 숨 쉬기 힘드니까 해방시켜줘. 질식사할거같아.



「게다가, 나를 자세히 보라 이겁니다. 나, 엄청엄청 귀엽지 않습니까?……게다가 그 뭐냐, 리카짱 보다」



 마지막에 뭔가 우물꾸물거리며 중얼거린듯 하지만, 어쨌든 풍만한 가슴살에서 해방되려 난리치는 리카에게는 들리지 않았다.

 간신히 해방이 되어, 귀찮아하는 에이지를 보게 되었다.



「……뭐, 겉모습은 그럴지 몰라도 말야……알맹이가 말이지……」

「무꺄아아아아아아아!! 나를 이렇게까지 바보취급한건 네가 처음인겁니다!」

「(……어디선가 들어본 말 같은데)」



 유감스러운 시선을 보내는 에이지와, 발광하는 마이.



「좋다 이겁니다! 좋아요! 거기, 고릴라!」

「그러니까, 그거 그만하라고」



 에이지의 피곤한 듯한 태도도 전혀 신경쓰지 않고, 마이는 검지손가락을 그에게 탁내밀며, 큰 소리로 선언했다.



「내가, 너에게 나의 매력을 알려주겠다는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