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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망쳐버렸어」



 전력 대쉬로 그 자리에서 도망친 리카는, 복도를 걸으면서 자기혐오에 빠져있었다.

 아무리 남혐이라고 해도, 그런 대응은 잘못 된 것이 아닐까?

 애시당초, 자신의 부주의로 부딪힌것이 원인이니, 잘못은 자기한테 있는 것이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이쪽을 신경써준 사람의 말을 무시하고 도망쳐버리다니……. 



「하아……」



 깊은 한 숨을 내쉬는 리카.

 그런 모습도 나른해보여 좋다 하는 여학생들의 환성이 들린다.

 리카는 남혐……이라기보단, 남자가 가까이 있으면 몸이 굳어버린다.

 등줄기가 오싹하게 얼어붙고, 몸이 경직해버린다.

 그야, 그녀는 사실 남혐이 아니라……. 



「……사과 해야겠는걸」



 자기 스스로 남자를 찾아나서는건 가능한 하고 싶지 않지만, 그런데도 부당함을 참을 수 없는 그녀로선 이대로 계속 죄책감에 시달릴 수도 없는 노릇이다.

 역시, 스스로 움직여서 그 사람을 찾아서 용서를 구해야……. 



「하아……」



 다시한번 한 숨을 내뱉는 리카.

 그런 그녀에게, 뒤에서 다가오는 소녀가 한 명 있었다.

 교복 너머로도 알 수 있을 정도로, 학생이라고는 생각되지 않는 풍만한 유방을 흔들어대며 다가온다.

 그리고, 지면을 강하게 박차고 뛰어오른다.



「리ー카ー짜ー앙!!」

「와앗……!」



 뒤에서 꼭 끌어안겨서, 눈을 크게 뜨는 리카.

 그와 동시에, 등에 몰캉몰캉하게 짓눌려져오는 대단한 압박감이 덮쳐온다.

 그것은, 자기에겐 없는 수준의 거대한 가슴이었다.

 그 가슴과 목소리로, 자신을 끌어안은 인물에 짐작이 가며, 방금까지 우울감에 가득 차있던 표정을 풀어간다.



「……마이」

「정-답. 나인겁니다ー」



 뺨을 부비부비 비벼댄다.

 그건 간지러워서 기분이 좋긴 하지만…….



「킁카킁카, 킁카킁카. 하ー……리카짱은 좋은 냄새가 나는군요ー」

「……냄새 맡는건 그만 둬줘. 부끄러워」



 등에 얼굴을 파묻고 냄새를 맡고 있는 마이에, 리카는 뺨을 붉힌다.

 그러자, 만족한 듯이, 마이는 그녀에게서 금방 떨어진다.



「이야ー, 미안하다는겁니다. 아무래도 리카짱하고 부비적거리고 싶어서」



 테헤헷거리며 뻔뻔하면서도 귀엽게 웃는 마이.

 염색하지 않은 깔끔한 흑발을 사이드로 하나로 묶은 사이드테일.

 눈은 매서워보이는 리카와는 달리, 뭔가 어린 끼가 남아있는 온화한 인상을 준다.

 귀여운 용모의 얼굴은, 그다지 표정이 변하지 않는 리카와 대조적으로 시종일관 변하는 귀염성이 있다.

 교복도 맵시있게 잘 입어, 그 교복 너머로도 알 수 있는 정도의 풍만한 가슴은 남학생은 물론 남교사의 시선을 끌고 있다.

 리카는 가능한 보여주고 싶지 않지만, 그녀는 실실거리며 남자의 시선을 끄는걸 즐기고 있었다.

 그런 의미로는, 리카와는 정반대라고 할 수 있다.

 그녀의 이름은 테루이 마이. 여학생에게서 인기를 모으는게 리카라고 한다면, 마이는 남학생에게서 인기를 모으고 있다.

 두 사람은 이 텐도학교의 이대 아이돌로서, 친구사이. 그리고…….



「그래도, 우리들은 커플인 애인사이니까, 그다지 이상할것도 없다 아닙니까?」

「……응」



 바로 귓가에서 소근소근거리는 것에, 리카는 작게 끄떡인다.

 그렇다, 두 사람은 애인사이. 동성이긴 하지만, 그런데도 연애감정으로 인해 이어진 백합커플인 것이었다.

 그러한 이유도 있기에, 리카는 마이가 남자들에게 시선을 끄는 듯한 행동이나 모습은 하지 말아줬으면 하는 마음이지만……아무래도 마이는 그걸 즐기고 있기에, 그걸 멈추게 할 수도 없었다.



「……그치만, 들키면 안되니까, 이런 곳에서는 말하지 말아줘」

「네넵, 알고 있다는 겁니다ー. 아무리 나라도 그런건 분별할줄 안다 이 말입니다」



 리카의 말에, 몇 번이나 끄떡이는 마이.

 현재의 일본은 동성애에 그나마 관대해졌다고 말하지 못할것도 없지만, 그런데도 호기심의 눈으로 바라봐지는 것이 완전히 없는 것도 아니다.

 게다가, 학교라는 폐쇄적인 공간에서 백합커플을 만들어냈다는 소문이라도 나면, 안좋은 일이 일어날 여지도 충분히 있는 것이다.

 그렇기에, 결단코 표면에 드러내지 않는 관계성인 것이다.



「……윽!?」

「에헤헤」



 그런 생각으로 말한지 얼마나 지났다고, 마이는 가볍게 닿는 정도의 키스를 리카에게 한 것이었다.

 얼굴을 붉게 물들이며, 경악의 표정을 띄우는 리카를 보고 히죽히죽 웃는 마이.



「바, 바로 아까 말했는데……!」

「에헤헤, 리카짱이 귀여우니까 그런거라구요ー. 이정도라면, 세이프 아닙니까?」

「……안 돼」



 그리 말하며, 리카는 혼자서 반으로 향했다.

 화났다……라는게 아니라는 것은, 오랜시간 같이 지내온 마이로서는 알 수 있었다.

 그녀는 금빛의 머리가 나부끼며 보인 귀가 붉게 물든것 또한 놓치지 않고 발견했다.




「아ー……역시, 귀여운겁니다ー」



 마이는 혼자서 복도에 남아서 몸을 구불구불 비튼다.

 남심저격하는 그 풍만한 지체가 흔들리는 것을 보고, 남학생들이 침을 꿀꺽 삼킨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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