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화는 목청을 다듬었다.
‘당신네 그 서클은 뭘 하는데? 모두 누가 멤버야?”
나의 눈동자는 단단히 눈 앞의 강화에 고정되어 있었다. 다만 느끼기에 이 평소에 예지롭고 품위있는 얼굴이 교활하고 비열하기 그지 없었다. 이 사람은 철두철미한 기회주의자였다. 이 사람의 손 상하로 사람들에게 말할 수 없는 얼마나 많은 비밀이 있을지 몰랐다.
“그건 내가 말할 수 없어. 내가 만일 입밖에 낸다면 바로 죽을 사(死)자야. 네가 핍박해야 소용없어. 하지만 이 일은 너와 무관해. 나는 다만 나와 여강이 친구가 아니라는 것을 설명하려는 거야. 우리 사이 관계는 아주 간단해. 그가 나에게 요구를 하면 나는 그를 도와 일을 처리해주고 내가 일이 필요하면 그가 날 대신해 해결해줘. 그냥 이래.”
강화는 죽기 살기로 어쩔 수 없다는 모습으로 말했다.
“됐어. 당신 빨리 주제로 돌아가.”
나는 가지를 치고 싶지 않아 재촉했다.
“팔 년 전 여강이 갑자기 내게 전화를 했어. 나에게 말하기를 그가 마음에 드는 여인이 있는데 계속 손 에 넣을 방법이 없다는 거였어. 나에게 도와달라는 것이었지.”
강화는 나를 보고 계속 말했다.
“난 이전에 여강이 여인에 대해 이렇게 상심하는 모습을 본 적이 없었던지라 약간 의아해했어. 하지만 또 답을 했지. 그에게 언제 그 여인을 데려 오라 했어. 나는 그녀에게 약간의 최면류의 심리암시를 줌으로써 그에게 적은 노력으로 큰 성공을 거둘 수 있도록 하려했어.”
“여강이 그렇게 놀려는 것이 아니라고 말할 줄은 생각도 못했어. 그런 후 그는 너의 사정을 이야기했어. 그의 뜻은 나보고 법정에서 증인을 서줄 수 없냐는 것이었어. 너를 정신분열증 환자로 진단해 달라는 것이었어. 너를 징역 대신 정신병원 감호치료를 받게. 이런 것이야 나에게는 자연히 어려운 것이 아니었지. 그래서 너를 그의 의사에 따라 한 거지. 그의 요구에 따라 남산도 그 곳을 추천까지 했지.”
강화는 기억을 되살렸다.
“그 남산도에서 내게 먹인 약도 당신의 안배에서 비롯된 것인가?”
나는 물었다.
“무슨 약? 나는 근본적으로 너에게 무슨 약을 처방한 적이 없어. 네가 정신병원에 도착해 자연 의사가 너에게 약을 처방했겠지. 내가 왜 너에게 무슨 약을 먹이겠어?”
강화의 얼굴 가득 어리둥절한 표정을 보니 그 역시 처음으로 이 일을 아는 듯한 모습이었다.
“정말 당신이 준 게 아냐? 그 약은 사람이 먹으면 발육이 느려지고, 지능이 쇠퇴하고 최종적으로 바보로 변하는 것 말야.”
나는 얼굴을 찡그렸다.
“절대 아냐. 내가 여강을 위해 자신을 구렁텅이에 빠뜨리겠어? 위증과 독을 쓰는 것은 근본적으로 급이 다른 범죄야. 나는 일을 하면서 절대 자신을 총구 앞에 드러내지는 않아.”
강화는 자신과는 상관없는 일이라는 듯한 모습이었다. 사정 이야기를 깡그리 쏟아냈다.
“나는 다만 여강의 의사에 따라 너네 엄마에게 권고했어. 그녀에게 이런 처리 방법을 받아 들이라고. 너네 엄마는 근본적으로 너를 보내는 것에 항거했어. 하지만 여강이 그녀를 협박했어. 만일 그렇게 하지 않으면 네가 한 평생 감옥에 갇혀 있게 된다고. 정신병원에 네가 가 있으면 그가 방법을 강구해 널 최대한 빨리 나오게 한다고. 너네 엄마는 최후에 어쩔 수 없이 답을 했어. 당연히 나의 전문의로서의 형상이 비교적 설득력이 있었지.”
여기까지 말하자 강화는 아주 득의 자만하는 것이었다.
“이걸 먼저 이야기 해. 당신은 여강을 대신해 기타 일도 한 거야? 이를테면 우리 엄마에 대해 그… 당신이 말한 최면류의?”
나는 그 이야기는 제쳐놓고 다른 더욱 관심있는 화제를 물었다.
“네가 말한 그런 종류의 일은 절대 없었어. 네가 남산도에 간 후 유일하게 연락할 수 있는 채널은 나를 통하는 수 밖에 없었어. 그래서 네 엄마가 고정적으로 매달 나의 이곳에 세 번씩 찾아 왔어. 내 이곳에 와서 너의 회신과 또 가끔 그 편에서 보내주는 사진. 그녀는 다만 이런 것들을 통해 너의 생활을 이해할 수 있었어. 그래서 우리는 비로서 천천히 익숙해져 갔지.”
강화는 엄숙한 표정으로 바꾸며 정중하게 말했다.
“사실을 말하면, 휴… 너네 엄마는 정말 좋은 여인이야. 내가 알고 있는 여인들은 네 자리 수 이하가 아니라고 말할 수 있어. 하지만 이들 여인들은 가짜로 고결한 척 하든지 잘난 체 하는 것이고 실제상으로는 모두 팔리기만 기다리는 싸구려들이야. 아주 개방적으로 함부로 굴리든지 버스 마냥 누구든지 올라탈 수 있든지 말야. 단지 너네 엄마 만이 천생 일종의 풍류 기질을 가지고 있어.”
강화는 말을 하다 내가 마치 또 발작을 하려는 모습을 보더니 급히 손을 들어 제지하며 말했다.
“흥분하지 마. 이 풍류는 부정적 의미의 폄의어가 아냐. 그녀의 풍류는 그런 음란한 탕부와 같은 류가 아니야. 그녀의 말과 행동거지를 통해 보면 어쩌면 그렇게 모두 청백한 양가집 여인이야. 하지만 이면을 보면 또 남자의 가슴을 후련하게 하는 매력이 있어. 다만 슬쩍 눈빛만으로도 웃음을 지으면 나의 혼백을 달아나게 하는 거야. 하지만 그녀는 이 일절 모든 것이 천생 타고난 거야. 완전 반점도 일부러 지어서 하는 것이 아냐. 네가 말해봐. 이것이 천생 우물이 아니면 무엇이겠어?”
강화가 나의 엄마를 이야기하는 것이 아주 조리가 있었다. 비록 그의 말을 아주 공경하는 것은 아니지만 나는 또 그에게 화를 낼 수도 없었다.
“나는 자신이 너네 엄마에게 염두가 있었다는 것을 인정해. 하지만 강모 이 사람은 비록 재물과 꽃을 탐하기는 해도 공공연히 약탈하거나 하는 일은 하지 않아. 그래서 계속 이래로 아주 정상적으로 너네 엄마와 왕래를 했어. 하지만 그녀는 내 면전에서는 얼음과 옥처럼 맑고 깨끗한 여인이었어. 우리 두 사람은 비록 사이가 좋았지만 계속 아주 친한 남녀 친구 같은 종류였어. 궤도를 벗어날 기회가 없었어.”
강화는 최후로 말하고 한숨을 내쉬었다. 약간 여운이 남는 듯한 느낌이었다.
“일은 기본적으로 이렇게 된 것이야. 내가 말할 것은 모두 말했어. 진정 네가 처리할 배후는 여강이야. 너는 최대한 빠르게 그를 찾아가 계산을 해봐.”
나는 그의 옷깃을 잡고 있던 손을 풀며 주먹으로 그의 얼굴을 때렸다. 그의 콧등이 부러졌다. 그가 죽는 돼지 같은 비명을 지르는 것을 보며 나는 냉랭히 말했다.
“이 일권으로 당신이 저지른 일은 이미 보복 한 거로 하지. 여강에게 가서 정보를 누설하면 안돼는 것을 기억해. 그렇지 않으면 당신 비참하게 죽게 될 거야.”
말을 하며 나는 한쪽 가죽 구두를 신은 발바닥을 그의 가랑이 위에 갖다댔다. 약간 힘을 줬다. 강화는 즉시 울부짖으며 용서를 빌었다. 절대 누설하지 않겠다는 표시를 했다. 나는 그제서야 발을 거두고 몸을 돌려 떠나갔다.
“너의 실험 데이터를 내가 가지고 가서 발표해도 되지? 이것은 내 이 생애의 심혈을 기울인 작품이야. 너의 이름과 신분은 드러내지 않을 것을 보증 할게.”
내가 문 입구에 도달했을 때 강화가 뜻밖에 아픔을 참고 이를 악물고 쫓아오며 물었다.
나는 마음대로 하라는 손 동작을 하고는 고개도 안 돌리고 이 얻은 것도 있고 잃은 것도 있는 실험실을 빠져 나갔다.
- 계속 -